[코로나19] 20억 남아시아가 멈췄다...글로벌 산업계 2차 충격이 몰려온다

2020-03-2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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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뉴델리 포함 80개 주요 지역 이달 말까지 봉쇄

파키스탄, 주요 지역 봉쇄·스리랑카는 통행금지 연장

벤츠·FCA 등 글로벌 기업들도 현지 공장 가동 중단

코로나19로 인구 20억명의 남아시아가 마비 상태에 빠졌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공급망 차질로 1차 충격파가 엄습한 세계 산업계는 ‘제2의 중국'으로 불리는 인도마저 셧다운에 들어가면서 2차 충격에 휩싸였다.

◆'한번 확산하면 못 막아'··· 멈춰선 20억명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외국인 입국 금지에 이어 지역 봉쇄라는 고강도 조치에 나섰다. 인도에선 23일 오전(현지시간) 기준 확진자가 390명까지 늘었다.

인도 등 남아시아 국가들은 인구가 워낙 밀집한 데다 의료 인프라가 열악해 전염이 한번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는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인도 인구 13억명 가운데 10%가 감염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올 정도다.

이에 인도 정부는 23일부터 31일까지 수도 뉴델리와 금융 중심지 뭄바이 등 80여개 주요 지역을 상대로 봉쇄령을 내렸다.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멈추고 필수 서비스가 아닌 모든 사업장이 전부 문을 닫는다. 주민들은 필수품 구매 등이 아닌 이상 외출을 제한받는다.

확진자가 800명에 육박하는 파키스탄에선 확산 거점으로 꼽히는 남동부 신드주가 23일부터 15일 동안 지역 봉쇄에 돌입했다. 펀자브주와 라호르 등 주요 지역도 조만간 봉쇄 조치를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스리랑카는 지난 주말 60시간 동안 공식 통행금지에 들어갔고, 이 조치를 24일 오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스리랑카의 확진자 수는 82명이다.

◆현지 글로벌 기업들 일제히 셧다운··· 연쇄 충격 우려

인도에 생산시설을 둔 세계 굴지의 기업들도 정부 방침에 따라 일제히 공장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13억 인구를 무기로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을 펼치며 글로벌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왔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마루티스즈키, 마힌드라 등 세계적 자동차 업체들이 모두 영향권에 들었다. 삼성전자와 중국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의 조업 중단도 이어졌다. LG전자와 미국 가전업체 월풀 등 가전업체도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핀란드 에릭슨과 스웨덴 노키아는 생산을 계속하고 있지만 향후 상황을 장담하기 어렵다.

앞서 중국의 공급망 붕괴라는 충격파에 휘청이던 산업계는 인도 셧다운이라는 2차 충격에 휩싸이면서 세계 경제 전반에 연쇄 타격을 던질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에선 현재 해외 역유입을 제외하고 확진자 0명을 이어가고 있지만, 조업 재개율은 지역별로 80~90% 수준으로 아직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

◆인도 신용경색 우려에 시장 폭락··· 루피화 사상 최저

코로나19로 인도 경제의 급속 둔화 우려가 짙어지면서 인도 금융시장도 파란을 겪고 있다. 이날 인도 뭄바이 증시 간판인 센섹스 지수가 10%대 폭락했고, 달러·루피 환율은 장중 76루피를 넘어서면서 역대 최고(루피 가치 하락)를 찍었다. 

ANZ뱅킹그룹은 블룸버그를 통해 "인도가 재정·통화 부양책으로 내수를 살릴 수 있는 여력이 제한돼 있다. 금융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장기 신용 이용도가 떨어진다"며 "루피·달러 환율은 78루피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에퀴노믹스 리서치의 초칼링감 투자 자문은 "관건은 이번 인도 봉쇄령이 얼마나 지속될지 여부"라면서 "봉쇄령이 한 달을 넘기면 시장은 5~10%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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