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싸들고 미장·코인으로…트럼프가 바꾼 투자 지형

2024-11-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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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대통령선거가 끝난 뒤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와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기준으로는 1000억7900만 달러(약 139조7102억원)에 상당하는 미국 주식을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은행 요구불예금이 10조원 이상 빠지는 동안 국내 증시의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이 50조5866억원에서 52조9552억원으로 소폭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대규모 자금이 미국 증시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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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은행 요구불예금 2주 새 10조원 빠져

국내 투자자 美 주식 보유는 1000억 달러 돌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사진=AP·연합뉴스]
미국 대통령선거가 끝난 뒤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와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자국 우선주의와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태도가 정책으로 이어지면 미국 증시와 가상자산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판단에 따른 자산 이동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4일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총 587조64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597조7543억원)보다 10조1000억원가량 줄어든 규모다.

요구불예금은 저축성예금보다 이자율이 낮은 대신 입출금이 자유로운 자금이다. 일반적으로 요구불예금은 투자처를 찾지 못해 은행에 묵여 있는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요구불예금 규모가 2주 만에 10조원 이상 줄어든 것은 대기성 자금이 투자처를 찾아 나섰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같은 대규모 ‘머니 무브’ 원인으로는 미국 대통령선거가 꼽힌다. 지난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승리 연설을 한 이후 국내 자금이 미국 증시로 이동하는 데 불이 붙었기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지난 7일 사상 처음 1000억 달러를 넘어선 뒤 엿새째 1000억 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으로는 1000억7900만 달러(약 139조7102억원)에 상당하는 미국 주식을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은행 요구불예금이 10조원 이상 빠지는 동안 국내 증시의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이 50조5866억원에서 52조9552억원으로 소폭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대규모 자금이 미국 증시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증시 외에 가상자산 시장으로 흘러간 자금도 상당하다. 미국 대선 직후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이 폭등하고 거래 규모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에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하루 거래액이 25조원에 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은행에서는 업비트 제휴 은행인 케이뱅크로 대규모 자금이 이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자국 우선주의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미국 증시로 자산 이동 움직임을 부추기고 있다고 본다. 지난달 말 4만2763 수준이던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14일 기준 4만3751까지 2% 이상 상승했다.

문제는 미국 증시로 국내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자금이 국내에서 순환하지 못하면 주가 부양, 투자 촉진 등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미국 증시가 2% 이상 오르는 동안 국내 코스피 지수는 2556에서 2419(14일 기준)로 5% 이상 하락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자가 선거기간 자국 우선주의, 친(親) 가상자산 등을 강조했기 때문에 당분간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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