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늘 오후 원산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며 "비행거리 240km, 고도는 약 35km, 2발의 발사간격이 약 20초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합참의 이날 발사체 발사간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8일 오후 4시 59분께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의 성능 개량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초대형 방사포의 발사 간격은 30여 초로 확인됐다.
지난해 8월24일, 9월10일,10월 31일 발사된 초대형 방사포는 1차 17분, 2차 19분이던 발사간격이 3차에서 3분으로, 한 달여 만인 11월 28일에는 발사간격이 30여 초까지 줄었다.
핵심은 이날 발사된 미상 발사체가 초대형 방사포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말 '새로운 길'을 천명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첫 등장한 '새로운 전략무기'인지 여부다.
일단 전문가들은 합참의 분석을 토대로 '새로운 전략무기'일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문성묵 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전략무기라는 뜻은 최소한 SLBM(잠수함 탄도미사일)과 같은 사거리를 가진 급을 말한다"며 "이번 발사체는 사거리 등에서 전략무기와는 거리감이 있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역시 "북한도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이고, 한미 연합훈련도 잠정 연기됐기 때문에 무력 도발로 취할 수 있는 효과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전략무기가 아닌 단거리 급 발사체로 평가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언급한 '새로운 전략무기' 카드가 여전하다는 의미다.
의문은 크리스마스 도발도 건너뛴 북한이 왜 이 시기에 발사체를 쏘아 올렸는지 여부다. 군 당국은 대체로 두 가지 이유로 분석했다.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해묵은 '대외 시선 돌리기 전술'의 재현이다.
북한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북·중 국경이 봉쇄되면서 최근 휘발유와 쌀 등 생필품 가격이 폭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본격 모내기 철이 시작되는 3월 중순 이후까지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무력도발을 통해 내부 불만을 외부로 분출시킬 필요성이 컸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지속적으로 대미(對美) 무력도발 군불을 땠다는 점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관계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풀이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달 28일 인민군 부대들의 합동타격훈련을 실시했다. 전선과 동부지구 방어부대들의 기동과 화력타격 능력을 중점 검증했다. 이후 3일 만인 이날 원산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군 관계자는 "내부 어려움을 외부로 돌리려는 목적으로 (발사체를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동시에 대미(對美) 무력도발을 활용한 '숨통 틔우기'를 통해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관계 해소를 노렸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북한의 미상 발사체 발사는 올해 들어 처음이다. 북한은 지난해 5월 4일부터 13차례에 걸쳐 KN-23(19-1 명명·북한판 이스칸데르), 신형 대구경조종 방사포, 신형 전술지대지미사일(19-4),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19-6·SLBM) 등을 발사했고, 같은 해 11월 28일 초대형 방사포 2발을 발사한 이후 한동안 잠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