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환당국이 엔저에 대항해 이번 주 2차례나 환시 개입을 단행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이는 달러당 160엔이 환율 고점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의한 의도로 보인다고 일본 재무상 차관보를 지낸 이토 다카토시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2일 밝혔다.
아베 신조 2기 정부 당시 차기 일본은행(BOJ) 총재 숏리스트(적격 예비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이토 교수는 "(환시) 개입은 적시에 이루어지면 효과적"이라며 "일본 통화당국은 개입을 통해 투기적 움직임에 철퇴를 가하면서, 160엔이 달러·엔 환율의 고점일 수 있다는 시장 기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지난주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통화정책이 환율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며 엔저를 용인할 가능성을 내비친 데다, 지난주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높게 나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장기간 고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에 미국과 일본 간 금리차가 확대됐다. 그리고 이는 달러 매수 및 엔화 매도를 동반하며 엔 환율 상승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토 교수는 "엔저가 금리차를 반영해 점진적으로 진행될 경우에는 환시 개입 만으로 추세를 바꾸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만일 엔저가 지속됨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크게 오를 경우에는 BOJ가 연말까지 금리를 2차례 인상하면서 0.5% 수준까지 높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BOJ가 인플레이션 2%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경제가 탄탄한 흐름을 유지할 경우, 중기적으로 BOJ의 정책 금리가 2%까지 오르는 것은 정상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토 교수는 엔 환율이 현 수준에서 머무를 경우, 엔저 자체만으로는 일본 경제가 정상 경로에서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엔저가 수출 주도 경제인 일본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며, 엔저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및 소비 둔화 문제는 소비 진작책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