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총재의 발표에 시장은 일단 진정세를 보였다. 미국 증시 급락에 이은 연쇄 하락에는 제동이 걸린 것이다. BOJ가 ETF 추가구매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지수 반등을 가능케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구로다 총재가 부랴부랴 성명을 발표한 배경에는 미국 중앙은행의 입장 변화가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지난 주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긴급 성명을 발표해 경제적 위기가 확산할 경우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미국이 금리인하에 나선다면 당장 일본으로써는 추가 증시하락이 가속화할 수 밖에 없다. 양국의 금리 차가 줄면서 엔이 상승세를 탈 수 있기 때문이다. 엔고는 일본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수출 기업들엔 악재다.
당장 눈앞의 급락은 막았지만, 일본 은행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얼마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구로다 총재의 성명에는 대응책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돼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미 마이너스 금리인 상황에서 추가 완화의 여지는 한정돼 있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과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확산이 겹친 상황에서 BOJ가 내놓은 무제한 자금 공급 정책이 다시 실시될 수도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엔고의 배경에는 금리차 축소로 인한 매입 증가가 자리잡고 있어서, 당분간 엔고가 약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헤지펀드, 연기금, 보험사 등이 엔화 매입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이 ETF 구입을 늘리다고 하더라고 당분가 주가 부양에만 효과가 있을 뿐 엔고에는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 결국 마지막 남은 카드는 추가 금리인하지만, 부작용이 너무 커 일본은행이 바로 실행에 옮기기에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을 반영한 경제통계 지표들이 순차적으로 발표되는 가운데 일본은행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