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공포로 급등하고 있다. 불안해진 증시로 인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이 5개월 만에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에서 3일(현지시간) 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577.20달러를 기록했다. 연초(1519.50달러) 이후로 57.7달러가 뛰었다. 코로나가 미국과 유럽까지 빠르게 확산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던 27일에는 온스당 1576.80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2013년 이후 약 6년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국내 금값도 상승세다.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지난달 31일보다 0.48% 오른 6만20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8월 29일 이후 5개월여 만에 최고를 기록한 것이다. 금 거래량도 크게 늘어 지난달에 1522.85kg이 거래돼, 12월 639.92kg보다 58% 증가했다.
금 가격이 오르다보니 금펀드도 강세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전날까지 금펀드는 3.64%에 달하는 수익을 거두었다. 무엇보다 1년 수익률은 21% 가까이 올랐다.
일각에선 금값이 2000달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하와 더불어 코로나 악재로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높아지게 된 만큼 금에 더 돈이 몰릴 수 있다는 얘기다.
프랑스의 BNP파리바는 올해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곧 금 시장의 반등을 뜻한다. 또 미중 무역분쟁이 1단계 합의에도 리스크가 상존해 있는 것도 금 시장에 긍정적이다. 실제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올해 말 금값이 160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간 금 가격 결정에 있어서 감염병 사태 영향력은 적은 편이었다”면서도 “이번에는 금 가격 하방이 많이 올라온 상황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안전자산이 부각되는 등 감염병이 상승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다만 리스크 해소에 따른 조정구간 진입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 확산세가 잦아들면 금값의 경우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