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의 현실을 직시해 보면 저출산, 학령인구 감소 등 존립 위기의 어려운 상황에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주역이 될 ICT 기반 인재 양성, 경력단절 해소 교육, 노령인력 재취업 교육 등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있다. 고등직업교육기관인 전문대학의 근본적인 구조개혁과 체제 전환이 요구되는 것도 현실이고 대학 또한 이런 필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문제는 변화의 방법이다.
대학마다 지역 여건과 처한 상황이 다르고 지역이 필요로 하는 인재도 다르다. 대학이 스스로에 맞는 맞춤 교육 혁신으로 대학의 미래를 결정해야 하지만, 교육부의 정책에 우선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 아쉽다.
교육부의 정책을 수용하면서 대학 자율적 운영을 추구하는 방법도 있다. 하나 전문대학 재정이 갈수록 어려워진다면 대학에서의 정부 보조금은 절실할 수밖에 없으므로 정부 정책에 따른 재정지원 평가항목에 매진할 수밖에 없다.
참교육을 위한 교육 정책은 1초도 쉼 없이 연구·개발함이 당연하다. 단지, 획일적 평가와 지원방식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숙고해 줬으면 한다. 공평하고 좋은 평가를 위한 많은 연구는 인정하지만, 어떤 좋은 평가 항목을 제시하더라도 모든 대학에 공정하게 수용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평가에만 집중하다 보면 대학마다 중장기적 발전 방향이 흔들릴 수 있는 우려도 있다. 평가는 학생이 아닌 대학이 받는다는 점도 결코 좌시해서는 안 될 것 같다. 각 대학의 학생이 평가를 받는다면 모르되, 단지 대학 지표로 평가를 받아 선정과 탈락이 결정된다. 그 결과에 따른 이익과 불이익은 학생들의 몫이다. 선정되지 못한 대학 학생은 선정 대학의 학생들이 받는 혜택을 대부분 받지 못하고 졸업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교육정책이 대학의 구조조정보다 학생들을 위한 정책이 우선이라면 이러한 학생들의 불이익이 없도록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 본다.
교육의 변화와 함께 정책의 유연한 변화도 필요하다. 정부 보조금 지원 방법을 전 대학에 최소한의 지원을 기본으로 배정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 평가의 목적을 대학별 교육 질 향상을 위한 컨설팅 데이터로 활용해 지속적인 개선과 혁신을 대학에 요구하고, 수용·성과 정도에 따라 대학 차등화의 측도로 하는 사전 기회 제공 방식이면 더욱더 좋을 것 같다.
정부지원금의 안정적 수급은 지역사회를 위한 전문대학의 역할을 다 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그러나 대학 자체 재정으로 학생 교육 투자도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 지역사회를 위한 평생교육에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사업비 확보 또한 학생 대상 지원 사업, 평생교육 지원 사업 등 개별 사업에 선정해야 해 어렵다. 이를 통합해 대학마다 특성에 맞게 학생·지역민·산업체 대상으로 대학이 자율적으로 예산을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변화도 필요해 보인다.
유연한 제도 변화가 반영된다면, 대학은 매년 기본 정부 보조금 수급을 기준으로 대학 중장기적 교육혁신 계획 수립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역 거점 평생 직업교육대학의 역할도 충분히 병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인재 양성을 통한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위해 교육부와 대학이 함께 뜻을 모아 최선의 방법을 찾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