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용 태양광 현장에서 수년간 일하면서 목격한 부조리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을 결심했고,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크리스마스의 부푼 기대감을 억누르고 창업 배경과 사업의 방향을 적은 A4용지 3장 분량의 메일이었다. 기자를 접촉해 본 경험이 없는 창업자가 사업 시작도 전에 인터뷰를 역제안한 셈이다. 열정과 패기가 남다르다고 생각했다. 한 번 창업자를 만나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주택용 태양광 중개 플랫폼 ‘모두의 에너지’ 이정혁 대표는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 내 창업 공간을 사용하고 있었다. 사무실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1~2평의 작은 공간이었다. 이 대표는 현재 혼자서 회사를 꾸려가고 있기 때문에 작업하기에 충분하다고 의연히 말했다.
사실 이 대표는 태양광과는 전혀 상관없는 인생을 살았다. 과거 모바일게임을 해외로 수출하는 회사를 운영했지만, 사드 배치 이후 대중 관계가 안 좋아지면서 사업을 접었다. 그 대신 태양광 사업에 관심을 가졌다. 정부 보조금이 많이 투입되고 있지만, 부조리한 행태가 만연한 사업이라는 걸 알게 됐다. 주택용 태양광 사업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무작정 현장으로 나갔다. 첫 시작은 일당 12만원의 보조일이었다. 바닥부터 시작해 태양광 계약서 3000건을 검토했고, 주택용 태양광 500건 설치, 상업용 태양공 100건의 경험을 보유하게 됐다. 현재는 일당 20만원을 받는 기술자 대우를 받는다.
“현장에서 너무 많은 불합리함을 목격했습니다. 보통 영업이사로 불리는 분들이 지역 어르신을 상대로 사기에 가까운 계약을 합니다. 무료 설치라고 하면서 지역 농협에서 고이자 대출을 받게 하고, 태양광 모듈과 구조물을 싸구려로 설치하면서 600만원 넘게 받는 계약 등이죠. 저는 좋은 주택용 태양광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설치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태양광 사업의 부조리함을 해결하기 위해 주택용 태양광 비교견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두의에너지’ 서비스를 오픈했다. 원가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소비자들이 모두의 에너지에 견적 서비스를 신청하면 이 대표가 컨설팅을 해주는 방식이다. 시작은 주택용 태양광 플랫폼이지만, 목표는 에너지 컨설팅 기업이다. 향후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전기 요금 AI 서비스’도 확대할 계획이다.
“과거에 사업할 때는 돈을 벌려고 시작했는데, 몇 번 경험해 보고 나니 이제는 다른 사람들을 위한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는 마케팅 리타겟 준비와 팀구성, 정책 설명회 등을 위해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주택용 태양광 중개 플랫폼을 기반으로 소비자들의 전기요금을 줄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