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한 위협, 기후변화] "자연재해는 금융위기 능가하는 타격 "

2020-01-2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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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 빈번해지면서 경제 타격 크게 늘어

WEF에서 기후변화 핵심의제로 떠오를 것

기후변화의 '실질적 위협'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2020년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는 향후 10년 글로벌 5대 리스크 전체가 환경과 관련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 발표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보고서는 750명에 달하는 산업, 정치, 학문, 비정부기구의 리더들을 대상으로 향후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면서도 중대한 위협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올해엔 향후 10년간 가장 위험한 5가지 리스크로 극단적 기후, 기후변화 대응조치의 실패, 중대한 자연재해, 생물다양성 훼손과 생태시스템 붕괴, 인위적 환경파괴를 꼽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제 기후변화는 더이상 학술적인 경고의 수준에 머무르지 않으며, 현실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위험으로 부상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호주가 최악의 산불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만회하기 위해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신문은 또 "향후 30년간 기후위기는 금융위기와 매우 비슷한 모습을 띠게 될 것이다. 잠재적인 파괴력이 매우 크며, 예측 불가능하고, 피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이 둘은 유사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이제 기후변화는 최근 기업들의 가장 큰 위협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이 기후변화에 따른 손실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새로운 연구 보고서도 등장했다. WEF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영국법인과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는 세계 GDP의 절반 이상에 속하는 44조 달러(약 5경1097조원)의 경제적 가치 창출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고 CNBC는 19일 보도했다. 

보고서는 건설(4조 달러)과 농업(2조5000억 달러), 식·음료(1조4000억 달러)를 자연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은 3대 산업으로 지적했다. 이들 3대 산업 규모는 독일 GDP의 두 배에 달한다. 

이들 산업은 청정한 자연 자원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기후변화로 자연적 손실이 커지면 이들 산업도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보고서는 글로벌 GDP의 15%(13조 달러)에 해당하는 산업들이 자연에 ‘매우(highly)’ 의존하고 있으며 37%(31조 달러)는 ‘어느 정도 (Moderately)’ 의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미닉 오프리 WEF 매니징디렉터는 “우리는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면서 “경제 활동으로 인한 자연 피해를 더는 ‘외부적인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연 재해로 인한 손실이 모든 기업 부문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미래 경제적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시급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몇년간 기후변화가 미치는 경제적 손실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나왔다. JP모건은 최근 2100년까지 현재 상황에서 기후변화 대응책이 더이상 마련되지 않는다면 글로벌 GDP는 1%에서 최대 7%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마켓워치 등 외신은 지난해 지구 평균 기온이 지금보다 4℃ 상승하면, 80년에 걸쳐 23조 달러(약 2경7460조 원)에 달하는 경제 손실이 발생한다는 외국 대학들의 연구결과를 보도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영향보다 3~4배 더 큰 경제적 손실 규모다. 

기후변화가 단순히 학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경제발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속속 나오면서 올해 WEF 연차 총회인 다보스포럼에서도 환경 문제는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올해 다보스포럼엔 환경 운동의 아이콘이 된 청소년 그레타 툰베리도 참석한다. 툰베리는 첫날인 21일 '공동의 미래를 향한 지속가능한 방향 구축'과 '기후 대재앙 방지'라는 세션에서 연사로 나선다. 

 

호주산불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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