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17일 이틀간 한국을 방문한 마힌드라 그룹은 오는 30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쌍용차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 여부와 정상화 계획 등을 결정한다.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마힌드라 이사회 개최 전, 추가 자금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관계자는 "당장 확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마힌드라 측도 한국 방문 성과에 대해 이사회 논의를 거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투명하게 결정된 사안은 없었다는 얘기다.
파완 고엔카 사장의 한국 방문 목적은 쌍용차의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추가 대출을 타진하기 위한 것이다. 마힌드라 측은 산업은행에 추가 대출을 요구하면서, 마힌드라 측의 2300억원의 자금투입과 2022년까지 쌍용차를 흑자로 전환시키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3년 안에 투자와 제휴를 통해 쌍용차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다만, 산은은 면담 후 자료를 내고 "쌍용차가 충분하고도 합당한 수준의 실현 가능한 경영계획을 통해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동참과 협조하에 조속히 정상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힌드라가 제시한 3개년 정상화 계획이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해야 한다는 얘기다.
쌍용차는 지난해 산업은행으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시설자금을 대출받는 등 차입금이 1900억원에 이른다. 올해 산업은행에 갚아야 할 대출금도 900억원이다. 구체적인 청사진 없이 추가대출을 단행할 경우 정부가 일자리 문제로 볼모를 잡힌 것이라는 논란을 피할 수 없다. 쌍용차의 해고자 복직 문제에 적극 개입한 정부가 뒤늦게 '일자리 청구서'를 받은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7월, 인도 방문 중 아난드 마힌드라 마힌드라 회장을 만나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를 논의했다. 이어 9월 대통령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통해 119명을 전원 복직시키는 데 합의했다.
다만, 쌍용차는 신차 판매 부진 등으로 오히려 일자리를 줄여야 할 입장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쌍용차의 당기순손실은 1855억원으로, 2017년(658억원), 2018년(618억원)보다 두배 이상 불어났다. 쌍용차는 2016년에 반짝 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4분기까지 12분기째 적자가 확실시된다. 지난해 약 400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과잉인력 후유증을 앓고 있는데, 추가 자금을 투입해 쌍용차를 살려낼 수 있을지 확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