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포함한 노동계, 종교적 신앙에 따른 병역거부자 등 사회 각층에 대한 배려가 이뤄져 ‘국민 통합’에 방점을 둔 측면도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종교적 신앙에 따른 병역거부자, 정치 관련 선거사범·정치인,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 노동계도 큰 틀에서 포함됐다”며 “7대 사회갈등 사범도 포함되는 등 이런 것들이 국민대통합·사회통합을 지향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치인 사면의 경우, 문 대통령이 언급한 ‘5대 중대 부패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5대 중대 부패범죄는 뇌물·알선수재·알선수뢰·배임·횡령 등이다.
이 관계자는 이 전 지사의 사면과 관련, ‘정치적 고려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이 전 지사는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데 대가성이 없어 뇌물죄 성립이 안 되는 경우다. 5대 중대 부패범죄 중 하나인 뇌물에 해당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아울러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공성진 전 한나라당 의원, 신지호 전 한나라당 의원 등도 포함됐는데, 이들도 같은 맥락이다. 이 전 지사와 곽 전 교육감은 여권, 공 전 의원과 신 전 의원은 야권에 해당한다.
이들이 사면 복권됨에 따라 정치활동 재개에도 관심이 모인다.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이광재 전 지사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정치활동 문제는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 전 지사의 경우 민주당이 약세인 강원도 지역의 출마가 정치권에서 언급되고 있다.
사면 대상자로 꾸준히 거론됐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은 이번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한 전 총리는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지난 2017년 8월 만기출소했다. 2027년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된 상태다.
우리공화당에서 꾸준히 주장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도 이뤄지지 않았는데,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최종심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사면 대상이 아니다. 이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은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아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다.
국민 통합 차원에서 한 전 위원장의 사면이 이뤄졌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2015년 5월 불법 폭력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징역 3년이 확정됐는데 노동 존중사회의 명분으로 특사를 받았다. 노동계는 그간 꾸준히 한 전 위원장의 사면을 요구했다.
이외에도 양심적 병역거부 사범 1879명에 대한 특사·복권이 이뤄졌다. 이 관계자는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 결정이 난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이 대상자"라며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형기를 마쳤기에 각종 자격 제한을 회복하는 특별복권의 의미가 있고 그 한 명은 가석방 상태여서 특사가 실시됐다"고 했다.
경제인은 세 차례 연속 사면 대상에서 빠졌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횡령이나 배임 등 경제 범죄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사면권 제한을 내걸었는데, 이번에도 이 기준을 확고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