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경제를 평가한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일갈이다. 미·중 무역분쟁 등 자유무역이 쇠퇴하고 세계 경제가 둔화하면서 중국, 인도 등 고성장 개발도상국가들이 다시 예전 상태로 회귀하고 있는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면서도 이 같은 경기침체를 피해간 일부 나라가 있었다며 이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국가로 베트남을 지목했다.
베트남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7%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주요 개도국 중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2년 연속 7% 성장률을 달성하는 셈이다.
베트남 통계총국이 2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경제성장률)은 7.02%를 기록했다. 이는 베트남 정부가 당초 설정한 목표 6.6∼6.8%를 넘어선 수준이다. 10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지난해 성장률 7.08%에 다시 근접했다.
브엉 딘 후에 베트남 경제부총리는 지난 25일 소비자물가검점회의에서 "정확히 계산해보지는 않았으나 소비자물가지수도 3년 연속 2.73%이하로 떨어지면서 인플레이션도 안정되는 등 각종 경제수치에서 의미있는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가 쇄도한 것도 베트남 경제 성장의 한 축이었다. 올해 베트남에 투자하겠다고 등록한 외국 자본은 380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증가했다. 올해 집행된 해외직접투자(FDI) 규모도 203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6.7% 늘었다. 한국은 이달 20일까지 79억2000만달러(약 9조2188억원)를 투자해 3년 만에 대베트남 투자국 1위를 탈환했다.
태국 유력일간지 방콕포스트는 “베트남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회원국 중 제일 수출액이 많았다”며 “아세안 역내국들이 국내외 경기감속으로 고전하는 동안 베트남은 미·중 무역전쟁의 반사이익으로 스마트폰과 의류 등의 대미 수출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베트남 국회는 지난 11일 본회의를 열고 내년 성장률 목표를 6.8%로 정한 2020년 사회·경제발전 계획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당초 우려된 인플레이션, 부채리스크 등 여러 악재들을 극복하고 고성장이 지속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이코노미스트는 침체된 세계 경제에서 당분간 베트남의 나홀로 독주가 예상된다면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의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세계 주요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기면서 내년에는 베트남에 더 많은 외국인 투자가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