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아주경제 10대 뉴스 – 골프] 타이거 우즈, 고진영, 임성재 그리고 김비오 外

2019-12-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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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골프 황제가 돌아왔다. 그의 귀환으로 골프 업계가 들썩였다. 두 개의 국가 대항전도 열렸다. 미국과 인터내셔널팀의 남자 골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과 미국과 유럽팀의 여자 골프 대항전인 '솔하임컵'에서도 명승부가 펼쳐져 볼거리가 많았다.

한국 선수 중 해외에서는 임성재와 고진영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임성재는 아시아인 최초로 PGA투어 신인상을 탔고, 고진영은 LPGA투어를 휩쓸었다. 국내에서는 대상 수상자들이 다관왕에 올랐다. 최혜진은 2년 연속 대상을 포함해 KLPGA 6관왕, 문경준은 KPGA 4관왕을 각각 수상했다. 

◆ ”황제가 돌아왔다” 우즈, 마스터스 우승과 최다승 타이

허리 부상과 섹스 스캔들로 몸살을 앓던 타이거 우즈(미국)가 2018~2019시즌 화려하게 복귀했다. 두 번의 우승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지난 4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를 상대로 최종 4라운드 18번홀까지 접전을 펼쳤다. 타이거 우즈는 마지막 퍼트를 성공하고 두 팔을 벌려 포효했다.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PGA투어 메이저 최다승 보유자인 ‘황금곰’ 잭 니클라우스(미국)와 트로피 3개 차로 격차를 좁혔다.

우즈는 또 다른 최다승 기록도 눈앞에 뒀다.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으로 PGA투어 통산 81승을 쌓은 그는 PGA투어 최다승 기록자인 ‘누디’ 샘 스니드(미국)의 82승을 넘보고 있었다. 그러던 그는 지난 10월 PGA투어 아시아스윙 ‘조조 챔피언십’에 출전했다. 일본에서 처음 열린 이 대회에서 그는 압도적인 실력으로 우승했다. 당시 대회가 열린 나리타는 홍수로 10번홀이 잠겼으며, 순연된 날 마트에 방문했다가 갇히는 등 해프닝이 많았지만, 우즈는 흔들리지 않다. 결국, PGA투어 최다승 타이(82승)기록을 세웠다. 그는 진행 중인 PGA투어 2019~2020시즌에서 1승을 거둔다면 최다승 기록자로 골프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된다.
 

조조 챔피언십 우승으로 최다승 타이 기록을 세운 타이거 우즈[사진=AP·연합뉴스]


◆ ’우즈 vs 임성재’ 프레지던츠컵, 미국팀 우승

타이거 우즈와 임성재(21), 안병훈(28)이 출전해 기대를 모았다. 미국팀은 호주 멜버른에 위치한 로열 멜버른 골프클럽(파71/6,449야드)에서 열린 미국팀과 인터내셔널팀의 남자골프 대항전 ‘프레지던츠컵’ 결과 16-14로 인터내셔널팀을 꺾고 우승했다. 미국팀은 이 승리로 총전적 11승1무1패를 쌓았다.

우즈는 이 대회에 출전해 3승을 거뒀다. 임성재는 모든 경기(5경기)에 출전했다. 3승1무1패로 아브라함 앤서(멕시코)와 함께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두 선수 모두 에이스라 불리며 팀을 이끌었다. 미국팀은 사흘 내내 끌려다녔다. 셋째 날은 미국팀에게 신기한 날이었다. 2라운드까지 밀리고 있던 상황에서 3라운드 직전 우즈는 자신을 선수로 기용하지 않았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대신 그는 단장 역할에 충실했다. 최종 4라운드 12명씩 총 24명이 맞붙는 싱글매치가 시작됐다. 우즈는 인터내셔널팀 에이스 앤서를 상대로 승리했다. 인터내셔널팀은 이날 단 두 매치만을 승리했다. 두 번 중 한 번의 승리가 임성재의 손에서 나왔다.

◆ 시즌 5승 최혜진, 2년 연속 대상 포함 6관왕 ‘싹쓸이’

2019년 국내 여자골프의 화두는 단연 최혜진(20)이었다. 그는 2019시즌 5승을 쌓았다. 전반기에만 4승을 했다. 4월 메이저 대회 ‘크리스 F&C 제41회 KLPGA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6월 ‘제13회 S-OIL 챔피언십’과 ‘맥콜 · 용평리조트 오픈 with SBS Golf’ 우승으로 반환점을 돌았다. 폼이 기호지세(騎虎之勢) 그 자체였다.

최혜진은 하반기 단 1승에 그쳤다. 전반기와 사뭇 달랐다.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우승으로 대상(564점)과 다승왕(5승)을 먼저 확정했다. 시즌 마지막 대회인 'ADT캡스 챔피언십'을 끝으로 장하나(27)와의 접전 끝에 상금왕(1,207,162,636원)과 최저타수상(70.4576타)을 거머쥐며 4관왕에 올랐다. 그는 시상식장에서 골프기자단이 선정하는 ‘베스트 플레이어 트로피’와 ‘인기상’까지 휩쓸어 ‘6관왕’의 영광을 안았다.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한 최혜진은 이제 '아메리칸드림'을 꿈꾼다.

◆ “아버지에게 영광을” 문경준, KPGA 대상 포함 4관왕

문경준은 대상을 포함해 4관왕에 올랐다. 올 시즌 평균 70.179타로 ‘덕춘상’(골프존 최저타수상)과 ‘스포츠토토 해피투게더상’, 한국골프기자단이 선정한 ‘베스트 플레이어 트로피’ 등을 수상해 2019년을 '문경준의 해'로 남겼다.

문경준은 우승 없이 대상을 거머쥐었다. 지난 10월 코리안투어 최종전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했다. 마지막 600점(준우승 포인트)이 대상의 판도를 뒤집었다. 그는 4,126점을 모아 2위 이수민(26)에 346점 차로 앞섰다.

문경준은 이번 시즌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커트라인을 통과했다. 톱10에 7번 올랐고, 준우승 1번을 기록했다. 그는 ‘제네시스 대상’을 수상해 보너스 1억 원과 제네시스의 G70을 부상으로 받았다. 또한, 꿈에 그리던 유럽 무대(유러피언투어) 진출권도 얻게 됐다. 그가 대상을 수상하고 남긴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 영광을 돌린다”는 말이 큰 울림으로 남았다.

◆ 임성재, 아시아 최초 美 PGA투어 ‘신인상’ 수상

임성재(21)가 PGA투어 신인상(1990년 시행)을 받았다. 투표는 15개의 정규대회를 출전한 선수를 대상으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당시 임성재는 PGA투어 우승이 없었다. 그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미국 국적(콜린 모리카와, 매튜 울프, 캐머런 챔프)이라는 것과 미국인이 다수인 '비공개' 투표라는 점을 우려했지만, 실력으로 인정받아 아시아 최초 '신인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임성재는 2017~2018시즌 콘페리투어(2부) 우승 두 번에 비해 PGA투어(1부)는 아직 트로피와 인연이 없었다. 그는 ‘별들의 전쟁’이라 불리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 톱30에 이름을 올렸다. ‘루키’ 중 유일한 출전이었다. 투표 결과 전화통화를 통해 수상 사실을 듣게 됐다. 이후, 10월 제주에서 열린 ‘더CJ컵@나인브릿지’에서 아놀드 파머 어워드(PGA투어 신인상)를 PGA투어에게 받았다. 수상 직후 실력을 인정받아 어니 엘스(남아공)의 부름을 받고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했다. 3승1무1패 성적으로 인터내셔널팀을 이끌었다.
 

PGA 신인상을 수상한 임성재 (사진 중앙)[사진=연합뉴스]


◆ ’세계 1위’ 고진영, 여자골프 평정

고진영(24)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평정했다. 다시 한번 한국 여자골프의 힘을 보여줬다. 지난해 미국으로 건너가서 신인왕을 수상한 그는 두 시즌 만에 랭킹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고진영은 올해 4승을 거뒀다. 그중 메이저 대회도 두 차례 우승했다. 3월 ‘BOH 파운더스컵’부터 시작됐다. 한달 뒤인 4월 메이저 대회 ‘ANA 인스피레이션’을 우승했다. 그는 우승자만이 들어갈 수 있는 포피스폰드(Poppie’s pond)에 매니저, 캐디와 함께 뛰어들며 자축했다.

두 달 뒤인 6월에는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이 나왔다.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한 그는 두 타 차로 메이저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당시 그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태극기를 보고 울음을 터트렸다. 마지막 우승은 8월 ‘CP 위민스 오픈’이었다. 2위와 무려 5타 차 우승으로 한 해를 알차게 마무리했다. 그 결과 고진영은 올해의 선수상을 비롯해 아니카 메이저 어워드, 상금, 평균 타수 등 주요 타이틀 경쟁에서 1위를 차지했다.

◆ ’빛바랜 우승 트로피’ 김비오, 갤러리 향해 치켜든 중지

김비오(29)가 갤러리를 향해 중지를 치켜들었다. 이 사건은 로이터 통신 10대 골프 뉴스에도 올라갈 정도로 큰 이슈가 됐다. 지난 9월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DGB금융그룹 Volvik 대구경북오픈’ 최종 4라운드 16번홀(파4)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선 김비오는 갤러리의 스마트폰 사진 촬영음으로 방해를 받아 스윙이 흐트러지자 갤러리 쪽으로 중지를 치켜들며 ‘손가락 욕’을 했다.

이 장면은 약 5초간 방송사인 JTBC골프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그는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했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미국 생활과 표현”을 언급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여유로웠다. 몇일 뒤 징계위원회가 열렸고, 무릎을 꿇은 그의 표정은 수척해졌다. 자격정지 3년에 1000만 원 처분이 내려졌다. 이후, 이사회의 결정에 의해 자격정지 1년에 사회봉사 120시간으로 감경됐다. 그는 지난 10일 일본골프투어(JGTO) ‘퀄리파잉(Q)스쿨’ 마지막 날 39위에 머물러 투어카드(톱35)를 얻는 데는 실패했지만, 조건부 출전을 따낸 상황이다.
 

무릎꿇고 사죄하는 김비오[사진=연합뉴스]


◆ ’솔하임컵 히로인’ 수잔 페테르센, 위닝 퍼트와 피날레

페테르센의 마지막 퍼트가 대미를 장식했다. 지난 9월 영국에서 ‘솔하임컵’이 열렸다. 이 대회에서 유럽팀은 14.5-13.5로 6번째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최종 3라운드 싱글매치가 열렸다. 초반 유럽팀이 3승(시간다, 홀, 부티에)을 가져갔다. 미국팀은 넬리 코다(미국)만이 우승해 1승을 거둔 상황. 승리를 예감했지만, 리더보드는 점점 붉은색(미국)이 파란색(유럽)보다 많아졌다. 미국팀의 승리가 예측되는 상황까지 갔다. 그러던 후반 지고 있던 유럽팀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는 4홀차 대승을 거뒀다.

우승 향방은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와 마리나 알렉스(미국)의 경기 결과에 모든 것이 달려 있었다. 18번홀까지 접전이 펼쳐졌다. 그는 버디 퍼트를 시도했다. 아름답게 굴러가던 공은 홀 컵으로 떨어졌다. 유럽팀 선수들은 모두 달려 나와서 축하했다. 페테르센은 솔하임컵의 히로인으로 남았다. 그는 모든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을 때 떠나는 것을 선택했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올해 가장 아름다운 ‘피날레’였다.

◆ 장하나, ‘총상금 67억’ 10월 골든먼스 알찬 우승

올해 여자골프에서 가장 알찼던 선수는 누구였을까. 바로 장하나(27)다. 9월부터 골든먼스(Golden Month)가 이슈가 됐다. 골든먼스는 바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스케줄에 있는 4개 대회 총상금 합계 67억 원이 걸린 10월을 지칭하는 말이다.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15억)을 시작으로 두 메이저 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10억), ‘KB금융 스타챔피언십’(10억)을 지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대회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24억)까지 이어졌다. 장하나는 4개 대회 중 메이저 대회 2개를 제외하고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과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우승했다. 두 대회 총상금은 30억 원에 육박해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두 대회를 우승을 통해 2019시즌 상금 11억 5772만 원을 누적했다. 그후 “부모님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LPGA진출을 고사했고, 크리스마스 직전 시즌 누적 상금의 10%인 1억 원을 푸르메재단에 쾌척했다.

◆ “이에는 이” 이정은6, 인종차별 헤이니에 우승 트로피 번쩍

지난 5월 미국의 유명 교습가 행크 헤이니(미국)는 ‘US여자오픈’ 대회 전날 PGA투어 인터넷라디오(SiriusXM)에 출연했다. 그는 방송 중 “한국 선수의 우승을 예상한다. 너무 많아서 잘 모른다. 이름은 말할 수 없지만, 성은 말할 수 있다. 이(Lee)씨 성을 가진 사람이 우승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함께 출연한 존스는 “리더보드에 Lee6가 있다”고 대답하며 이정은6(23)를 지목했다.

방송이 끝나고 후폭풍은 대단했다. 미셸 위(미국)와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캐리 웹(호주) 등이 ‘성차별’과 ‘인종차별’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그 결과 그는 라디오방송에서 하차했다. 타이거 우즈(미국)도 “당연한 결과”라고 일축했다. 경기 전날 이정은6는 이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리고 영화처럼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해 첫 메이저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헤이니에게 카운터 펀치를 먹인 것이다. 그는 그 이후에 “이정은6 우승을 예상했다”고 이야기했지만, 영문 이름 스펠링을 틀려서 또다시 질타를 당했다. 최근, 실직한 그는 PGA투어를 상대로 부당해고 소송을 제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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