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KT의 공공성과 리더십이 중요할 때

2019-12-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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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희 숭실대 교수

황창규 KT 회장의 후임자 인선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KT 내외에서 다양한 후보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어느 때보다 많은 후보들로 뜨거운 경쟁이 한창이다. 더욱이 미디어 시장에서 유료방송과 통신 산업의 인수·합병이 화두가 되면서 더욱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소문에 의하면 40여명의 후보군이 회장 자리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KT의 전·현직 출신과 더불어 장·차관 출신까지 다양한 인사들이 물망에 오른 상태다.

KT는 대표적인 국가기관의 민영화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다. 2002년 뉴욕증시에 정부 지분을 상장함으로써 민영화가 진행됐다. 어느 정도 논란이 있지만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의 전방위적인 경쟁을 통해 기업의 운영 효율성을 혁신한 결과, 유선 시장에서는 절대 강자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무선시장에서도 유의미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산업적 성공도 좋지만, KT의 태생은 국민이 만들고, 국민이 함께한 기업의 결과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에 따라 KT는 산업적 효율성 추구와 함께 국민을 위한 공익을 추구해야 한다.

소위 요즘 말하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준비되고 있는지, 기업의 수익만 추구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KT는 민영화됐지만 여전히 전기통신기본법상 국가기간통신망 사업자의 역할을 준수해야 하는 사업자다. 즉, 국민 통신의 복지 향상을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과연 KT는 국민을 위해서 사회적 가치를 충실히 달성하고 있는가? 민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추진하는 사회적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의사결정 노력과 비교해 어떠한지 의문이다. 새로 오는 회장은 이러한 고민을 충실히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또한 단순히 레토릭으로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송 통신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전문성이 요구된다.

더불어 어떤 전문 경영인보다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된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다소 상업적인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사회적 가치를 달성할 수 있는 안목과 추진력이 필요하다. 즉, 사회적 가치를 추진하면서 자기 자신의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서 적당히 일 처리를 하는 '대리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회장이 필요하다. 그동안 정권의 입맛이나 외풍에 따라 자리했던 회장들은 국민의 자산을 함부로 매각하거나,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 정치권 인사의 자제를 불법적으로 고용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켰다. 국민의 투자로 성장한 KT의 단면이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원칙을 통해 새로운 회장을 선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배구조위원회나 이사회는 여론에 휩쓸리거나 외풍에 좌우되지 않고, 오로지 KT 설립의 근원적 목적인 국민의 방송통신 복지 향상에 매진할 수 있고, 5G를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수 있는 인재 영입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KT가 산적해 있는 인수·합병과 해외 진출, 신기술 개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도 중요하기에 다소 시일이 걸리더라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를 통해 국민이 사랑하는 방송통신 사업자, 글로벌 방송통신 시장을 이끄는 방송통신 사업자, 국민을 위한 혁신적 포용을 선도하는 방송통신 사업자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김용희 숭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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