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체인지 SKT] ① 무적방패 ‘양자암호통신’으로 세계를 주도한다

2019-12-09 00:05
  • 글자크기 설정

- 글로벌 ‘보안’ 시장을 바꾸다… ‘꿈의 기술’, 5G 시대 맞춰 실제 네트워크 상 적용

유임에 성공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조직개편을 단행해 기존의 통신사업과 뉴 ICT사업을 분리했다. 이제 SK텔레콤의 미래 먹거리는 보안‧미디어‧커머스 등 뉴ICT 사업에 초점이 맞춰졌다. SK텔레콤은 통신기업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 뉴ICT기업으로 체질 자체를 바꾸는 딥체인지에 돌입했다. SK텔레콤의 딥체인지를 핵심 사업을 토대로 짚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무적방패 ‘양자암호통신’으로 세계를 주도한다
② 5G 가입자 세계 1위... 글로벌 협력 강화한다  
③ 국내 넘어 아시아 콘텐츠 시장 노린다 
④ 미디어‧보안‧커머스로 딥체인지 일으킨다  
⑤ 사회적 가치 실현으로 동반성장 이끈다 
 

SK텔레콤 직원들이 성수 교환국사에서 양자난수생성기가 적용된 가입자 인증서버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사진= SKT]

SK텔레콤이 꿈의 기술‧보안 매직이라 불리는 양자암호통신을 현실 세계에 적용한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 현상을 통신에 적용해 보안성을 높이는 기술로 현존하는 최고의 보안기술로 평가받는다. 엄청난 양의 디바이스가 연결되는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에 '무적 방패'를 만들어 해커들의 해킹시도를 사전에 막겠다는 전략이다.  

8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양자암호통신 기술개발에 나선 지 8년 만인 올해 첫 사업 성과를 거뒀다. 5G 시대에 많은 사물이 통신망에 연결될수록 해킹에 대한 노출 우려가 커지는데, 이를 원천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아서 허먼 미국 허드슨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양자암호통신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했다. SK텔레콤의 뚝심 있는 투자와 선제적인 기술개발이 5G 시대 세계 최강 보안 국가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SK텔레콤은 최근 양자암호통신을 포함한 기술개발을 총괄하던 박진효 ICT기술원장을 SKT 보안사업부장 겸 ADT캡스 대표로 앉혔다. 양자암호통신 기술개발을 마치고, 상용화 준비를 끝냈다는 의미다.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해 기술 전문가인 박 대표를 사업부에 전진배치 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과 IDQ의 양자암호관련 현황.]


◆SKT ‘퀀텀테크랩’과 IDQ가 만나다… 꿈의 기술 ‘현실화’

SK텔레콤이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에 주목한 것은 2011년이다. 8년 전 국내 최초로 양자기술연구소인 ‘퀀텀테크랩’을 설립해 양자 기술 확보에 주력해왔다. 지난 2016년엔 스위스의 양자암호통신 전문기업 IDQ의 지분 4.5%를 인수한 데 이어 2018년에는 약 700억원을 들여 IDQ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SK텔레콤의 자회사로 편입된 IDQ는 2001년 그레고아 리보디 CEO와 양자 관련 글로벌 전문가들이 모여 만들었다.

SK텔레콤의 오랜 통신망 운용 기술과 IDQ의 원천 기술이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다양한 형태로 응용할 수 있는 대체불가의 경쟁력을 보유됐다는 평가다. 5G 시대가 열린 올해 SK텔레콤과 IDQ가 개발한 양자암호통신의 핵심기술인 ‘양자키분배’와 ‘양자난수생성’ 기술은 실제 네트워크에 적용됐다.

양자키분배와 양자난수생성 기술은 SK텔레콤이 글로벌 1등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양자키분배는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제3자가 해킹할 수 없는 암호키를 만들어 송신자와 수신자에게 나눠주는 기술이다. 제3자가 통신망에 침투해 암호키를 탈취하려고 시도하는 경우, 양자에 담긴 정보 자체가 변하기 때문에 해킹 시도 여부를 곧바로 파악할 수 있다.

또, 양자난수생성은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패턴이 없는 순수 난수를 만드는 기술이다. 제3자가 해킹을 시도해 난수를 탈취해도 패턴이 없기 때문에 해석이 불가능하다. 현재 보안 시스템에 적용된 난수 체계는 무작위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어, 연산 능력이 뛰어난 슈퍼컴퓨터가 곧바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보안 기술은 공인인증서와 각종 IoT(사물인터넷) 제품에 적용된다.

SK텔레콤은 올해 3월 5G 가입자 인증 서버에 IDQ의 양자난수생성 기술을 적용해 실제 보안을 강화했다. 가입자 인증 서버는 단말기 사용자가 통신망에 접속할 때 정상 가입자로 인증해 주는 서버로 개인정보 보안이 필수다. 4월에는 LTE망에도 양자난수생성 기술을 적용했다. 또 전국 데이터 트래픽의 핵심 전송 구간인 서울 성수-대전 둔산 구간에 IDQ의 양자키분배 기술을 적용해 5G와 LTE 데이터 송수신 보안을 강화했다.

특히 SK텔레콤은 양자암호통신으로 향후 도래할 양자컴퓨팅 시대를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양자컴퓨터 상용화 이후 정부, 군사, 건강 등 중요 정보들의 암호화가 풀려버릴 수 있는 만큼, 새로운 암호화방식인 양자암호통신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진출, ‘뉴욕 월스트리트’ 금융정보를 지킨다

SK텔레콤은 IDQ와 손잡은 지 1년 만에 국내 통신 보안 적용을 넘어, 글로벌 진출에도 성공했다.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양자암호통신 구축 사업을 잇따라 수주했다. 사내 양자기술연구소 ‘퀀텀테크랩’ 조직을 IDQ로 통합한 SK텔레콤은 스위스, 한국, 미국, 영국에 IDQ 사무소를 전진 배치시켰다.

IDQ는 스위스 제네바, 독일 베를린, 스페인 마드리드, 오스트리아 빈 등 유럽 주요국의 14개 구간(1구간에 약 100㎞)에 양자암호 시험망을 구축한다. 또, IDQ는 뉴욕과 뉴저지를 잇는 미국 최초의 양자암호 통신망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전 세계에서 최고 보안을 요하는 뉴욕 월스트리트의 금융정보를 안전하게 지키고 있다. IDQ는 현재 구축된 양자암호 통신망을 내년까지 워싱턴D.C.에서 보스턴에 이르는 800㎞ 구간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의 다음 행보는 양자암호통신 기술의 세계 주도다. 양자암호통신의 세계 표준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ITU-T(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 표준화 부문)에서 이미 양자암호통신 국제표준화 과제 4건을 제안해 연구를 수행 중이다. 4건의 과제는 △통신망에서 양자키 분배 활용을 위한 시스템 △양자키 분배를 위한 기존 암호화 체계 활용 방법 △통신망에서 양자키 분배를 위한 보안 프레임워크 △양자난수생성기 보안구조다. 이 중 양자난수생성기 보안구조 건은 국제 표준(X.1702)으로 최종 승인을 받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양자암호 기술 표준화를 위한 실무 회의 의장단으로도 활동 중”이라며 “미국, 중국 등 전 세계 통신 강국들이 참여한 ITU-T 회의에서 양자암호 기술관련 워크숍과 실무 회의를 주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자암호통신 관련 이미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