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도로 도색 상태, 교통사고 유발시키는 핵심요소다

2019-12-0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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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날 자동차 운전은 시야 확보가 어려워 위험이 크다. 그중 가장 위험한 경우가 도심지 빗길 야간 운전이다. 직접 비추는 빛은 물론이고 빗물에 반사되는 불빛으로 안전 운전이 힘들다.  

야간 운전 시 가장 큰 애로사항은 바로 도로 도색 부분이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운전을 할 때 가장 많이 묻는 것 중 하나가 “왜 길거리 도색이 보이지 않느냐”는 것이다. 일본 등 해외 국가는 새로 도색한 부분은 말할 것도 없고 오래된 도색도 뚜렷하다. 비가 오든 야간 운전을 하든 차선 하나하나가 뚜렷하게 보인다. 운전하기 매우 편리한 조건인 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오래된 도색은 물론, 새로 도색한 부분까지 비가 오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국내 차선에 사용되는 도료는 야간 차선 인식을 돕는 유리구슬 비율이 낮고, 도색의 두께도 얇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지워지면 다시 칠한다. 반사도 되지 않아 비가 오는 야간에는 보이지 않는다.

운전을 하다 내 차로는 어디인지, 중앙선은 어디에 있는지조차 보이지 않아 혼동을 일으킨 경험을 대부분 해봤을 것이다. 실제로 도색이 보이지 않아 발생한 사고는 많다. 사고가 발생해도 운전자의 실수로 기록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뿐만 아니다. 가로등이 없는 국도도 있다. 야간 운전 시 시야 확보가 불가능하다. 도심지에서는 다른 차량을 눈부시게 하는 전조등과 각종 상가의 네온사인 불빛으로 인해 시야가 가리기도 한다. 

베테랑 운전자라고 해도 항상 긴장하고 주변을 관찰하며 속도를 늦추고 긴장해야 한다. 초보운전자는 야간이나 빗길 운전을 피해야 할 정도다. 시야도 나쁜데 운전 실력도 낮으니 교통사고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자가 OECD 국가 평균보다 3배 높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물론 한 템포 느린 여유와 양보 운전은 사고예방의 기본이다. 하지만 교통 인프라에 대한 선진화는 교통사고 등을 근본적으로 낮추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우리나라 교통 인프라도 예전에 비해 발전했지만, 아직 여러 사각지대가 남아 있다.

가장 먼저 도색 기준을 높여야 한다. 도료에 포함되는 유리구슬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관련 기관과 기업 등에 비리 등이 있는지 철저하게 관리감독해야 한다. 얼마 전 다수의 도료 관련자가 불량 도료 문제로 구속되는 사례도 있었다.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 사례를 참조해 높은 도색 기준을 만들고 관계자에게 엄격한 잣대와 처벌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낮은 기준과 얇은 도색으로 인해 반복적인 도색을 한다면 국민의 세금도 낭비되기 때문이다. 도로 도색 기준 등 선진형 교통 인프라 조성을 위한 확실한 기준 강화부터 서둘러 진행하기를 바란다.
 

[사진 =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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