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회장은 26일(현지 시각) CNN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는 구글의 소프트웨어와 앱 없이도 세계 최고의 세계 1등 스마트폰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화웨이를 거래제한 명단, 이른 바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이로 인해 화웨이는 구글, 인텔, 브로드컴 등 여러 미국기업과 거래가 막혀 반도체 부품부터 안드로이드 등 운영체제(OS)까지 공급망에 차질을 빚게 됐다.
하지만 런 회장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보인 것. 그는 "가능하면 구글과 협력하는 편을 선호하지만, 구글 없이도 우리는 잘 살아남을 수 있다"며 "구글과 협력하기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대규모(large scale) ‘플랜B’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제재로 구글과의 거래가 막혀 화웨이 스마트폰으로는 구글 스마트폰 OS인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 이에 화웨이는 올해 자체 운영체제인 '하모니'도 개발했다. 다만 CNN은 하모니로 사용 가능한 앱이 4만5000여개에 불과해 280만개의 구글플레이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런 회장도 당장은 갈 길이 멀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혁신에 있어 미국을 따라갈 나라는 없다"면서 "중국을 포함해 누구도 수 십년은 미국을 앞지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런 회장은 "만약 우리의 플랜B가 성숙기에 접어들고 성공한다면, 우린 다신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 정부는 무엇이 진짜 미국 기업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심사숙고해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런 회장의 이같은 자신감은 화웨이의 양호한 실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거침없는 질주 중이다. 올 1~3분기 매출액이 6108억 위안(약 103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4%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 출하량도 1억8500만대로 26% 성장세를 보였다. 해외 판매는 부진했지만 내수시장이 호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보이콧’ 압박 속에서‘5G 영토’도 확장하고 있다. 3분기까지 따낸 5G 네트워크 구축 계약은 60여건으로, 이 가운데 절반인 32건은 유럽 고객사와 맺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