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이 6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이같은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오는 19일 ‘제5회 중견기업인의 날’을 앞두고 열린 이번 간담회에서 강 회장은 “중견련 회장직을 햇수로 8년째 하면서 느끼는 바가 매년 같다. (나는) 능력이 부족하구나, 해낸 일이 없었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요즘은 내가 똑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정책·입법하시는 분들이 우리만큼 절실하지 않은 거 같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그는 "기업은 매일 새로운 것을 찾고, 살아남기 위해 많은 일을 한다”며 “정부와 정치권에 있는 분들도 이해관계자 간 조율 등 할 일이 많겠지만 우리 기업가들은 세계를 상대로 한다. 지속 가능한 성장 환경이 있어야 경쟁력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직접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퍼주기식’ 정부 사업에 대한 불편한 심경도 드러냈다. 그는 “어느 지방자치단체에서 청년수당으로 3000억원을 준다고 하는데 그 돈이면 우리 회사(신영그룹)와 같은 기업을 몇 개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은 3000억원 규모의 ‘청년수당 확대 및 청년 월세 지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강 회장은 “우리 회사는 자본금 1800억원으로 국내에서 1700명, 해외에서 180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며 “청년들에겐 기업을 세워 일자리를 줘야지 돈으로 주는 것은 안 된다”고 일갈했다.
내년 총선에 대해선 “공천 심사를 할 때 법안을 많이 발의하는 의원에게 점수를 많이 준다고 하는데 그러면 안 된다”며 “법안을 더 내는 게 아니라 있는 법을 연구해서 상충되는 법을 정리하고 경제와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규제를 없애는 법안을 내는 사람을 공천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중견기업의 사기를 높이고, 경제‧사회적 위상에 걸맞은 바람직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11월에 ‘중견기업 주간’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강 회장은 “앞으로 발표될 ‘제2차 중견기업 성장촉진 기본계획(5개년)’이 중견기업 육성 정책의 획기적 전환을 이룰 거대한 비전이자 세밀한 미션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주자로서 중견기업의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마련될 수 있도록 현장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관계 부처와 긴밀히 소통해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