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집값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호가는 오히려 오르는 분위기에요. 대치동은 자사고 폐지 이슈로 요즘 매수자들이 더 붙는 움직임이고요. 부자들이 부동산과 금(金)에 몰빵하니 집값이 하락할지 모르겠네요."(대치동 중개업소 대표)
"잠실 등 타강남권, 목동, 여의도 등지에서 집을 팔고 대출을 받아서 들어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 이른바 갈아타기로 강남 진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고가 아파트 구입 자금 출처 조사가 영향을 발휘할지 미지수죠."(압구정동 중개업소 대표)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개포주공1단지, 압구정현대 등 서울 강남구 일대 재건축 아파트에서 실거래 신고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은마아파트 전용 84㎡ 22억원대 돌파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8일 21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전고점은 20억5000만원으로, 21억원대를 넘어선 것이다.
현장에서는 22억원대를 넘었다고 주장한다.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같은 규모가 2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호가는 23억원까지 올라섰다"고 말했다.
정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이하 상한제)의 적용 지역을 확정 짓기 위해 오는 6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이하 주정심)을 열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일반분양을 앞둔 재건축 아파트와 달리, 은마아파트 등은 상한제에 따른 영향이 사실상 없다고 입을 모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12% 올랐다. 일반아파트 값이 0.07% 오른 것과 비교해 오름폭이 더 크다. 상승폭도 전주(0.07%) 대비 소폭 상승했다. 특히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0.15% 올라, 상승률(0.03%)이 전주 대비 0.12% 포인트 늘었다.
실제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는 이달 15일을 전후로 주택담보대출이 막힐 가능성이 높아 고민하던 매수자들이 서둘러 거래에 나서는 분위기다.
개포주공1단지 전용 50㎡는 지난 9월 28억원에 실거래됐다. 전고점은 21억1000만원이다. 다만 대형 평형을 배정 받은 단지여서 고가에 거래된 것으로, 최근 호가는 더욱 올랐다.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전용 50㎡의 경우 전용 84㎡(33평) 배정을 받으면 22억500만원, 전용 114㎡(44평) 배정을 받으면 30억 초반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며 "조합이 조만간 강남구에 착공계를 내면 15일 이전 접수분에 한 해서만 대출이 나와 매수자들이 서두르는 분위기"라고 상황을 전했다.
현장에서는 해당단지가 상한제를 피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본다.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상한제를 피하지 못하더라도 옵션비를 높이 받으면 재건축 부담금이 크게 늘지 않는다. 소형 에어컨 하나라도 옵션으로 넣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부자들 부동산에 올인··· “집값 잡긴 글러”
압구정현대아파트(6차)도 지난 9월 말 전용 144.7㎡가 34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전고점은 33억8000만원이다.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매물이 없어서 난리다. 압구정현대는 재건축 자체가 요원하기 때문에 상한제 영향이 없다. 금리도 낮고 주식시장도 망하니, 부자들이 부동산과 금시장으로 몰린다"고 상황을 전했다.
정부의 고가아파트 구입자금 출처 전수조사도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단정했다.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집 살 때 현금을 과하게 썼거나 매수자가 미성년자 등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으나 그런 이들은 지극히 소수다. 다른 강남권이나 여의도 등지에서 살던 집 팔아 대출 받아서 압구정에 진입하는 이들이 다수"라고 말했다.
다만 신축아파트 매수세는 주춤한 모습이다. 반포동 중개업소 대표는 "집값이 단기간에 너무 올라서 보합세"라며 "다만 반포 일대 단지들의 가격이 워낙 올라 집주인들이 호가를 내릴 생각을 안 한다"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