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시 상주박물관(관장 윤호필)은 지난 8월부터 시작한 상주읍성지(邑城址) 유적 학술발굴조사에 따른 학술자문회의를 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장인 심정보 명예교수 외 2명의 전문가와 함께 지난 25일 조사 현장에서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굴조사는 상주박물관이 단독으로 실시한 정밀 학술발굴조사로 상주 왕산을 감싸고 있는 상주읍성에 대한 최초의 발굴 시도다.
이는 성벽과 해자(垓子·읍성 주위를 둘러 파서 만든 못)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진행됐다.
이중 ‘해자’는 발굴조사를 통해 처음으로 실체가 드러난 것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조사 구역이 지적도에서 구거(溝渠)로 표기된 곳으로 기존 고지도 및 문헌, 지표조사를 통해 상주읍성의 해자가 지나가는 범위로 추정되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에 추정되던 해자의 범위도 실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해자는 홍수 범람으로 인한 유실과 일제강점기 때의 형질변경 등으로 대부분이 파괴된 상태이나 구조적으로 고랑을 파고 내부 양측에 석축을 쌓은 형태다.
조선시대 건물지는 2그리드에서는 ‘-’자 형태의 기단이 확인됐으며, 3그리드에서는 3개의 기단이 ‘⼕’자 형태로 연결된 것이 확인됐다.
따라서 최소 5동 이상의 건물이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 형태로 연결된 기단의 마당은 전체를 굴착한 다음 할석으로 채워 배수를 용이하게 한 형태로 매우 특이한 구조이다.
또한 남쪽 건물지는 수키와를 아래위로 겹친 배수시설이 마당 쪽으로 연결된 것이 확인된다.
아울러 이번 조사 대상지는 1928년에 처음 세워진 상주주조주식회사 건물이 위치했던 곳으로 주조장과 관련된 백자편, 옹기편 등의 유물이 다수 출토됐다.
특히 ‘상선(尙仙)’명 술잔이 출토되었는데 일제강점기 당시 상주주조주식회사의 고유 브랜드로 생각된다.
심정보 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상주읍성의 해자 일면이 확인된 것은 큰 의의가 있다”며, “기존에 상주박물관에서 입수한 상주읍성 4대문 사진 및 시가지 사진은 엄청난 가치가 있고, 이를 활용해 읍성에 대해 더 조사하고 전국에서 가장 올바른 읍성 복원 도시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호필 상주박물관장은 “상주읍성은 조선시대 상주인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중요 유적지로 일부나마 상주읍성 복원·정비에 필요한 기초 자료가 확보됐다”며, “앞으로도 상주읍성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