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무역전쟁에 글로벌 제조업 충격파.."韓 직격탄"

2019-09-0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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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수출 급감·日설비투자 2년만에 첫 감소

獨·英 8월 제조업 PMI '경기위축' 가리켜

추가 관세 벼르는 美中..향후 비관론 팽배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낙진이 세계 경제를 덮쳤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세계 교역이 위축되고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는 악순환 속에서 세계 주요국 제조업 경기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과 일본, 독일 등 아시아와 유럽의 대표 산업강국 역시 무역전쟁 파장에 노출되면서 수출과 투자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미·중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곳으로 한국과 일본에 지목했다. 중국의 경기둔화가 진행되면서 한국과 일본의 대(對)중국 수출은 급감하는 추세다. 특히 일본산 자동차 부품이나 한국산 반도체 등 첨단기술 소재 및 부품 수출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제조업체들은 이들 제품을 한국과 일본에서 조달한 다음 완제품으로 만들어 미국에 수출해왔다.

8월 한국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3.6% 급감했다. 중국에 대한 수출이 21.3% 쪼그라든 영향이 컸다. 일본 역시 대중 수출 부진으로 올해 2분기 제조업체들의 설비투자가 전년동기대비 6.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별 제조업 설비투자가 감소한 건 2년 만에 처음이다. 

사이토 다로 NLI리서치인스티튜트 애널리스트는 WSJ에 "미·중 무역갈등으로 일본의 수출이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제조업체 수익과 설비투자의 하강 기류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대중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에 불과하지만, 수출둔화로 인한 기업 및 소비심리 악화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장은 그보다 훨씬 큰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주요 경제국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표적 산업강국이자 유럽 경제의 기둥인 독일에서는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3.5에 그치면서 경기 수축을 이어가고 있다. PMI가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50 아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독일의 설비투자는 2분기에 전년동기대비 1.5% 증가했지만 그 추세가 1분기(2.7%)에 비해 둔화했다.

오는 10월 31일 유럽연합(EU) 탈퇴를 앞둔 영국에서도 급격한 제조업 위축세가 나타났다. 영국의 8월 제조업 PMI는 47.4로 85개월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영국 제조업 경기 위축은 4개월째 이어졌다. 제조업 PMI를 집계하는 영국 구매공급협회(CIPS)의 던칸 브록 이사는 "투자가 계속 줄어들고 있으며 브렉시트를 둘러싼 정국 혼란과 글로벌 경제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조업 활동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무역전쟁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에서도 제조업 설비투자에 급제동이 걸렸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의 제조업 설비투자는 전년동기대비 3.9% 증가에 그치면서 증가율이 지난해 9.5%에서 대폭 낮아졌다. 미국의 2분기 설비투자는 전년동기대비 연율 0.6% 감소하며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미국과 중국은 오는 12월 15일부터 또다시 추가 관세를 주고 받을 예정이다. 이에 더해 미국은 오는 10월 1일 중국산 제품 연간 2500억 달러에 부과하던 추가 관세율을 25%에서 30%로 올릴 예정이라 당분간 제조업 경기의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팽배하다.

니혼게이자이는 제조업의 심리 악화가 앞으로 세계의 설비투자 의욕을 더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은 불신의 골이 깊어져 이달 중 워싱턴DC에서 열기로 한 무역협상 일정을 정하는 데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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