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사일 보유 능력 과시...미국과 갈등 고조되나

영국령인 지브롤터 당국이 억류한 지 45일 만에 이란 유조선을 풀어줬지만 이란과 미국 간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이란 측이 미사일 보유 능력까지 강조하고 나서면서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란 혁명수비대 측은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란은 현재 중동 최고의 미사일 기술을 보유했을 뿐 아니라 주요 강대국과 견줄 수 있을 만큼 발달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란 영공을 침범한 미군의 첨단 무인 정찰기를 대공 방어 미사일로 격추한 것이 이란 미사일 기술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이달 들어 이란 셈난 지역에 있는 이맘 호메이니 우주센터에서 다양한 활동이 목격되고 있다. 올해 들어 위성 발사에 두 번이나 실패했지만 또 다른 실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란이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대해 미국 등 서방국가는 제재를 가해왔지만 이란은 개발을 계속해왔다.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사찰·중단을 협상하자는 미국의 제안도 거부했다. 그런 상황에서 이란이 미사일 능력을 과시한 것은 미국과의 갈등 상황을 의식한 입장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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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란 정부는 지브롤터에 억류돼 있던 자국 유조선과 관련, 미국이 제재를 시도한 데 대해 "공식 경로를 통해 미국 정부에 '이란 유조선을 또 억류하는 실수를 저지른다면 좋지 않은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라고 강조했었다.

미국 법무부가 지브롤터에 억류됐던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호에 실린 210만 배럴의 원유에 대해 압수영장을 발부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지브롤터 당국은 '그레이스 1'호를 풀어주려 했으나 미국 정부가 나포 해제를 중단할 것을 요청하면서 억류 방침을 보류했다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가 유럽연합(EU)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요구를 거부, 억류했던 유조선을 18일 풀어줬다.

앞서 지브롤터 당국은 지난달 4일 EU의 제재를 어기고 시리아로 원유를 운반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그레이스 1'호를 나포했다. 이후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영국 유조선을 나포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깊어졌다. 지브롤터 당국은 이란이 나포한 영국 유조선도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이란의 입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18일(현지시간) 스페인 남부 지브롤터 해상에 닻을 내리고 있는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호의 모습. [사진=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