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한다면서 뿌리깊은 불신을 노골적으로 나타냈고, 이란은 핵합의를 혼자서 지켰는데도 미국이 가학적인 불법 제재로 '경제전쟁'을 벌였다고 비난했다.
재키 월컷 IAEA 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은 새로운 핵합의를 위해 선행조건 없이 협상할 준비가 됐다"며 "이란에 제재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런 협상이지 '핵 협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는 최근 벌인 도발(핵합의 이행 축소)로 이란이 이익을 챙기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라며 "이런 부정행위가 보상받지 못하도록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란이 이득을 얻는 데 성공하면 그들의 요구와 도발은 더 커질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은 일방적 불법 제재를 다른 나라의 주권과 사유 재산을 강압하는 수단으로 쓰는 가학적 성향이 있다"라며 "반드시 이를 끝내야 한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핵합의 당사국 모두가 약속을 지킨다면 우리도 이에 상응해 핵합의를 기꺼이 다시 지키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긴급 집행이사회는 핵합의를 탈퇴한 미국이 이란의 핵합의 위반에 대처해야 한다면서 요청해 소집됐다. 러시아와 유럽연합(EU) 대표들도 참석했으나 기존 입장만을 되풀이했다.
가리브 아바디 대사는 회의 뒤 기자들에게 "가슴에 총을 겨누는 나라와 협상할 나라가 어디 있겠느냐"라며 "핵합의를 다시 논의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와 함께 양국 외교·안보 분야 수뇌부의 비난 성명도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을 거론하며 경고장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란은 오랫동안 은밀하게 농축을 해왔다"며 이는 이란 핵 합의에 대한 전면적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란 핵 합의에 대해 존 케리 전 국무장관과 오바마 행정부가 체결한 '끔찍한 1500억 달러'짜리 합의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 합의는 몇 년 못 가서 소멸할 것이었다"며 "제재들은 곧 상당히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측이 미국의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파기의 배후로 지목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 회의(NSC) 보좌관도 트위터를 통해 “어떻게 하면 나쁜 합의를 종식할 수 있는지에 관해 언젠가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핵 합의를 파기한 배후에는 볼턴 보좌관과 같은 반 이란 '매파'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면서 장관은 "볼턴과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는 우라늄 농축을 '제로'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2005년(실제는 2004년)에도 유럽 3개국과 이란의 파리 협약을 깼다. 결과는? 이란은 2012년까지 우라늄을 100배로 농축했다"라는 요지의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