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농협금융은 오래 전부터 공제 등의 형태로 유사한 영업을 해오던 분야를 분사하는 방식으로 성장해 나갔다. 이 같은 분사식 성장이 많았던 결과 농협금융계열사에는 출신배경이 다르거나 농협과 다른 문화를 경험한 임원들이 섞일 일이 거의 없었다. NH투자증권이라는 예외를 제외하면 농협금융 임원들은 철저하게 중앙회와 금융지주·은행에서 성장한 '농협맨'들뿐이다.
본지는 지난 3월 말 기준 농협생명, 농협손보, NH투자증권, 농협캐피탈 등 농협금융그룹의 주요 계열사 상무보 이상 임원 76명의 프로필을 분석했다. 그 결과 경력 부문이 가장 눈에 띄었다.
전체 임원 76명 중 농협중앙회·금융지주·은행 등 농협 내부 인사는 30명(39.47%)으로 많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최근 M&A(인수합병)로 그룹에 합류한 NH투자증권(임원 수 46명)의 임원을 제외하면 결과가 크게 바뀐다. 전체 30명 중 농협 내부 인사는 27명으로 90%에 달하는 수준이다.
임원들의 경력 외에 성별도 눈에 띄었다. 전체 임원 76명 중 여성임원은 단 1명에 불과했다. 이 여성임원도 NH투자증권 M&A로 합류한 인물로 농협금융 내부의 인물은 아니었다. 다만 농협지주·은행에서 부행장 이상 임원 16명 중 1명의 여성임원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물론 첫 번째는 경영·경제학을 전공한 임원으로, 32명(50%)이나 됐다. 법학과 외국어를 전공한 임원도 각각 4명씩으로 적지 않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사 임원들은 금융사의 임원이기보다는 농협의 임원"이라며 "임원들부터가 외부 금융업권의 흐름을 쫓아오기보다는 농협의 영역에 집중하려는 성향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