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객들은 오열하는 유족들과 함께 비통한 심정으로 이씨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가족들에 따르면 이씨의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으로 정해졌다.
이씨는 붕괴사고가 일어났던 지난 4일 결혼을 약속한 예비신랑 황모(31)씨와 함께 차를 타고 잠원동을 지나던 길에 신호를 기다리다가 무너진 건물 외벽 구조물이 차를 덮치는 바람에 매몰됐다.
잔해에 깔린 차 안에 4시간가량 갇혀 있다가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황씨는 중상을 입은 채 구조돼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두 사람은 사고 당일 주문한 결혼반지를 찾으러 가던 중에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식에 참가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철거건물 잔해에서는 기둥 철거 후 하중을 지탱하도록 돼 있는 철제빔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철거과정에서 기둥과 보가 손상됐는데도 이를 보강할 수 있는 보강작업 없이 철거작업을 강행한 데다 철거 잔해를 치우지 않고 현장에 쌓아 두는 바람에 하중이 더해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관할 서초경찰서는 지난 6일 건축주와 철거업체 관계자, 인부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데 이어 다음 주 부터는 본격적으로 피의자 조사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