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식량지원에 "공허한 말치레" 비난…'북미대화의 공' 다시 美로?

2019-05-1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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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두 차례의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북한이 각종 선전매체를 통해 대남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의 선전 매체인 '메아리'는 12일 "남조선 당국이 겨레의 요구와는 거리가 먼 몇 건의 인도주의 협력 사업을 놓고 마치 북남관계가 진전될 것처럼 호들갑을 피우고 있다"며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대북 식량지원을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메아리는 남측 정부를 향해 "주변 환경에 얽매여 북남 선언(합의) 이행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뒷전에 밀어놓고 있다"라며 "그 무슨 시시껄렁한 물물거래나 인적교류 같은 것으로 역사적인 북남선언 이행을 굼때려(대신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남북관계 개선을 바란다면 식량지원·인적교류 같은 우회적 방법이 아니라 적극적인 남북경협에 임하라는 의미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은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다. 대북제재로 경제활로가 막혀 있는 속에서 남북경협은 '자력갱생'의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는 셈이다.

북한의 또다른 선전매체인 '조선의 오늘'은 이날 "개성공업지구 재가동 문제는 미국의 승인을 받을 문제가 아니다"라며 "(남측이) 승인이니, 제재의 틀이니 하면서 외세에게 협력사업에 대한 간섭의 명분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북한의 최근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신뢰 위반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비핵화 대화 재개 구상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북한이 잇달아 발사체를 발사했으나 아직은 '레드라인'을 넘은 것은 아니라는 견해가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 미국도 대화의 전체 판을 깨지 않으려는 태도를 재확인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외교가에서는 북미 대화 재개의 공이 다시 북한에서 미국으로 넘어갔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도발 시기가 길어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해진다"며 "(북미 대화 재개는) 미국의 태도 변화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이처럼 북한과 여전히 대화할 의사를 밝힌 이상, 청와대는 비핵화 대화 재개에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대북 식량 지원의 당위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진행된 KBS와의 대담에서 인도적 대북 식량지원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를 고리로 대화 교착 국면을 풀어보겠다는 뜻도 거듭 밝혔다.

그러나 박 교수는 "(우리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이 북·미 협상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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