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루키 돌풍’이 거세다. ‘슈퍼 루키’ 조아연(19)에 이어 신인 이승연(21)이 깜짝 우승을 이뤄내며 시즌 초반 ‘언니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5개 대회를 치른 KLPGA 투어 2019시즌, 신인이 2개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본격적 시즌인 국내 개막전 이후 3개 대회에서 2개 대회를 휩쓴 것도 신인이다.
21일 끝난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이승연이 생애 첫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첫날 공동 선두, 돌째 날 단독 선두에 오른 이승연은 3라운드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김아림과 장하나 등 언니들을 제치고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이승연은 마지막 홀까지 가는 피 말리는 접전 끝에 두둑한 배포를 앞세워 최예림을 1타 차로 따돌렸다.
2부 투어(드림투어) 상금왕을 차지한 이승연은 올해 정규투어에 처음 데뷔했다. 160㎝의 크지 않은 신장이지만, 드라이버를 잡으면 270야드를 넘기는 괴력을 뿜어낸다. 이승연은 자신보다 15㎝나 큰 ‘장타여왕’ 김아림에 이어 시즌 드라이브 비거리 2위에 올라있다. 이승연은 시원한 장타자답게 긴장하지 않는 스타일이 매력이다. 살얼음판을 걷는 첫 우승 직전 퍼트도 거침없이 성공해내는 강심장이다. 평소 ‘즐기는 골프’를 첫째로 꼽는 이승연은 “여기(정규투어)가 너무 좋아 다시 내려가고 싶지 않다”며 간절한 마음으로 투어 접수에 나섰다.
신인들의 개성도 다양해 흥미롭다. 이승연이 장타가 매력이라면 조아연은 정교한 아이언 샷이 일품이다. 올 시즌 출전한 4개 대회에서 모두 ‘톱10’(6위-1위-5위-6위)에 이름을 올리는 놀라운 성적을 낸 조아연은 지난해 최혜진에 이어 대상과 신인상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초반 페이스다. 아이언을 잘 치라고 ‘아연’이라는 이름을 지워줬다는 아버지의 바람처럼 조아연은 그린 적중률 75.1%(7위)를 찍으며 평균타수 70.30타를 기록 중이다. 조아연이 루키 시즌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이승연과 조아연 외에도 임희정과 박현경, 이가영 등 신인왕 후보로 꼽혔던 선수들은 언제든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신인들이다. 이번 대회 ‘톱10’에 오른 12명 중에서도 우승한 이승연을 비롯해 이가영, 조아연, 윤서형 등 4명이 이름을 올렸다. 화수분처럼 쏟아지고 있는 신인들의 시즌 초반 활약에 KLPGA 투어는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