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미세먼지가 바꾼 소비행태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업종별 매출액은 실제 미세먼지 농도보다 관련 뉴스량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고, 미세먼지 뉴스량에 따라 업종별 매출액의 편차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한 해 동안 약 230개 업종, 900만여건의 신용카드 매출 집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카드결제 비중이 높은 대형마트, 주유소 등 대부분의 업종 매출액이 실제 미세먼지 농도보다 관련 뉴스량과 더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미세먼지 뉴스량이 많은 날과 적은 날의 소비 편차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리조트/콘도와 놀이공원은 뉴스량이 많은 날 30% 이상 매출액이 감소했다. 차량 정비(-29%)와 렌터카(-18%), 호텔(-10%)과 고속도로 통행(-10%) 등 나들이와 관련한 업종의 매출액이 타격을 받았다.
또한 지난 20여년간 대기 질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음에도 최근 미세먼지 관련 뉴스가 급증하면서 이에 대한 인식은 갈수록 나빠졌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한국환경공단이 발표한 1995년 이후 국내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995년의 72µg/㎥에서 2005년 57µg/㎥, 2015년 48µg/㎥ 등 계속 감소추세에 있다. 지난해 역시 41µg/㎥ 내외로 추산되고 있어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국내 미세먼지 농도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통계청 등에 따르면 국민 3명중 1명이 대기환경이 '나쁘다'고 응답하거나, 조사대상의 90% 이상이 '미세먼지가 많다'고 응답하는 등 미세먼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2013년의 미세먼지 예보제 시행과 2016년 정부의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 발표 등의 정책 시행으로 '미세먼지'를 언급한 뉴스량이 2009년 약 1100건에서 지난해 약 3만3000건으로 30배가량 급증하면서 국민들의 관심과 불안도 증가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훈 연구위원은 "데이터 분석 결과, 미세먼지 관련 뉴스가 많은 날은 노후화된 기존의 차량 대신 신차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평소보다 13% 증가한 반면, 중고차 구매는 2% 감소하는 등 미세먼지로 인한 소비 행태에 흥미로운 변화가 다수 발견됐다"며 "소비자들이 뉴스를 통해 미세먼지 관련 정보를 인식하면서 실제 미세먼지 농도보다는 미세먼지 관련 뉴스량에 따라 소비행동이 달라지는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