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에는 이틀째 조 회장의 마지막을 애도하기 위한 각계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특히 생전 고 조 회장과 경영권 갈등을 빚었던 친동생들이 빈소를 찾아와 그의 마지막을 추모했다.
조 회장의 막내 동생인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13일 오후 4시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장례식장에 마련된 조 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조정호 회장은 약 2시간 가량 머물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고 조중훈 회장이 별세한 2002년부터 경영권 분쟁을 겪은 두 형제는 결국 앙금을 풀지 못한 채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금춘수 부회장 및 사장단과 뒤이어 빈소를 방문했다. 김 회장은 심경을 묻는 질문에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도 빈소를 찾아 "이렇게 허무하게 가실 줄 몰라 애석하다"고 말했다.
마이클 위즈번 스카이팀 이사회 회장도 이날 오후 3시 30분께 빈소를 찾았다. 마이클 위즈번 회장은 "고 조 회장은 스카이팀의 창단 멤버로 지난 20년간 스카이팀을 이끌었다"며 "너무 슬프고, 우리의 방문이 그의 가족들에게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는 오후 4시53분께 빈소를 찾아 약 20분 간 머물렀다. 이 대표는 "항공업계에 큰 별이 지셨다.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오후 5시께 조문했다. 반 전 총장은 "공직생활을 하면서 오랜 친분관계가 있었다"며 "1990년대 초부터 대미(對美)관계와 관련해 고 조 회장의 인맥을 통해 많은 지원을 받았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이날 정·재계에서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강볼드 바산자브 (Baasanjav Ganbold) 전 몽골대사, 우르쥔 훈데브 전 몽골대사, 베트남항공 회장, 류덕희 경동제약 회장, 빈드티아 몽골항공 회장, 최규남 SK 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 등이 찾아왔다.
스포츠계에서는 박성현 프로 골프선수, 이승훈 국가대표 스피드스케이팅선수, 조동성 인천대 총장, 나승연 평창동계올림픽유치원회 전 대변인이 빈소를 찾았다.
고인의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고 조 회장의 장례는 12일부터 16일까지 닷새간 5일장으로 치러진다. 조양호 회장의 발인은 16일 오전 6시 예정이며 장지는 경기 용인시 하갈동 신갈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