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54기 36사단 소속 헌병병과 장교출신인 김 소령의 수월했던 도주에 수방사 헌병대의 제 식구 감싸기식 '관성'과 '안이함'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구속영장은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의 우려가 있을 때 피의자를 구속하기 위한 영장이다. 군에서는 헌병대에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를 군 검사가 판단해 구속영장 청구 또는 기각 판단을 내린다.
김 소령은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당시 청와대 춘추관으로 들어가려다 차량 차단장치를 들이받고 달아나는 등 도주의 우려가 충분했기 때문에 수방사 헌병대가 경찰로부터 신병을 넘겨 받자마자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것도 가능했다.
수방사 헌병대가 현행범 체포 당시에도 달아나 도주 우려가 컸던 김 소령에 대해 구속영장 늑장 신청은 물론, 최소한의 신병 관리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수방사에 따르면, 김 소령은 지난 3일 경찰에 체포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수방사 헌병단으로 4일 오전 4시 30분께 신병이 넘겨졌다.
수방사 헌병대가 김 소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시각은 지난 4일 오후 1시 20분 께. 수방사 헌병대가 김 소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데 무려 9시간 정도가 걸린 것이다.
김 소령은 4일 오후 1시 24분께 도주했다가 서울 논현역의 화장실에서 오후 4시 28분께 구속됐다. 구속영장은 김 소령 검거 20분 만인 오후 4시 48분께에 청구됐다.
수방사 관계자는 "김 소령의 부모님이 방문해 정신질환 증세가 심각하다 호소하며 병원으로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과정과 김 소령이 횡설수설해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설마 부모님이 계시는데 김 소령이 도주를 할까, 안이하게 생각한 부분이 있었다"고 과실을 인정했다.
육사 출신의 헌병병과인 소령이 아니었어도 수방사 헌병대의 이 같은 대응이 가능했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