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27일(현지시간) 중국과의 무역협상 합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서명하는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데서 한 발짝 물러난 모습이다.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주도해온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신중론은 미·중 무역협상 합의가 임박했다는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나스닥을 제외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특히 중국의 약속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장치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관계 역사와 지켜지지 않은 약속에 따른 실망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관계를 정기적으로 재검토할 차관급 이하 실무회담과 반기 장관급 회담을 정례화하고, 중국이 약속을 어길 경우 미국이 관세 인상 등 일방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하는 방안 등을 거론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폭탄관세를 주고 받으며 무역전쟁을 본격화했다. 같은 해 말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90일간의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하고 협상에 나섰다. 최근 미국 워싱턴DC에서 재개된 장관급 회담 말미에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시한(3월 1일) 연장을 선언하고, 다음달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시 주석과 서명하는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는 중국의 위안화 환율 조작을 금지하는 조항이 논의돼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