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9'는 5세대(5G) 이동통신으로 수렴했다. 5G 서비스 상용화를 시작했거나 시작할 예정인 통신사는 물론 5G 단말기를 만드는 제조사, 5G 통신장비사와 칩셋 제조사들은 모두 저마다 5G가 만들어낼 미래를 그렸다.
MWC 2019는 지난달 28일 본격적으로 도래할 5G 세상에 대한 기대와 흥분, 우려를 남긴 채 막을 내렸다.
이미 상용 주파수를 송출한 한국의 통신3사는 현재 제공되고 있는 5G 상용서비스 포트폴리오를 소개하는 데 중점을 뒀다.
LG유플러스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에서 5G 서비스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B2B(기업 간 거래)는 모듈이 상용화되는 올해 연말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LG유플러스의 부스도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콘텐츠로 프로야구·골프·아이돌라이브 기능을 비롯해 AR·VR, 홀로그램 스피커 서비스를 선보인다. KT는 GSMA 공동관인 이노베이션 시티에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참여하며 5G 스카이십, 리모트 콕핏 등으로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이동통신사들도 제3전시장 곳곳에 자리를 잡고 앞다퉈 5G 기술과 미래형 서비스를 전시했다.
프랑스 이동통신사 오랑주(Orange)는 방문객이 혼합현실(MR) 기기 ‘매직리프 원 AR’을 쓰고 홀로그램으로 비친 자사의 직원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것을 시연했다. 산업용 5G 로봇이 자율주행과 산업 공정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5G의 저지연으로 이를 설명한다. 독자 개발한 AI 솔루션 ‘징고(Djingo)’를 통한 쇼핑, 단말 제어, 자율주행 등의 데모 서비스도 전시했다.
영국 이동통신사 보다폰은 스페인에서 5G를 통한 4K 영상 통화를 시연하고 미국 AT&T와 차량용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협력 소식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 이동통신사 T모바일은 스마트시티와 커넥티드 라이프 등의 콘셉트로 전시했다. 스프린트와 합병을 진행 중인 이 회사는 올해 하반기 중에 5G 상용화에 나설 전망이다.
일본 이동통신사 NTT 도코모는 △스마트도시 △스마트공항 △스마트농장 △스마트공장 등으로 세분화해 전시했다. 특히 홀로그램을 통해 밴드의 음악 연주를 시연한 ‘사이버 잼 세션’이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AR 스포츠 시청 플랫폼도 선보였다.
제1전시장에 화웨이와 마주한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은 이번 전시에서 5G 스마트 허브 ‘포어러너 원’을 공개해 주목받았다. 이 기기는 5G 통신을 지원하면서 AI 기반의 음성인식 기능도 포함하고 있다. 모바일 라우터처럼 가볍고 휴대도 간편하다. 퀄컴의 5G 모뎀이 적용됐다. 이 회사는 연내 중국 4개 도시에서 5G를 상용화하겠다고 선언했다.
5G 단말기도 속속 발표됐다. 삼성전자와 화웨이, 샤오미, ZTE, 소니가 5G 단말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또한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폴더블폰을 공개해 가장 치열한 싸움이 벌어진 '그란 비아 피라' 3홀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샤오미는 5G 단말기 '미9'의 가격이 599달러라고 공개해 또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반도체기업인 인텔과 퀄컴도 출동했다. 퀄컴은 전시관에 스냅드래곤 855를 채택한 스마트폰을 전시하며 5G 시대에도 여전히 칩셋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목표를 과시했다. 퀄컴은 전시관 한쪽에 5G 커넥티드카 데모를 설치하고 스냅드래곤으로 가능해질 자율주행과 머신러닝 기능을 설명했다.
인텔도 전시관의 대부분을 VR과 커머셜, 산업, 리테일에서 가능해질 5G 서비스를 시연했다. 인프라 시장을 노리고 제온D 프로세서 모델도 선보였다. 5G 사이니지도 눈길을 끌었다.
◆VR콘텐츠 이제 시작단계··· 5G 요금제 궁금증 여전
한국이 지난해 12월 첫 5G 상용 주파수를 송출하면서 통신장비와 칩셋, 단말기가 연달아 출시됐다. 이제 남은 것은 이 인프라에 콘텐츠를 올려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MWC 참가자들은 5G가 '누가 더 빠르냐'의 경쟁이 아닌 '어떤 콘텐츠를 올리느냐'의 문제라는 의식을 공유했다.
5G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대용량의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초연결·초저지연이다. 가상현실과 VR/AR 게임부터 자율주행차, 스마트 팩토리까지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올해 5G를 주제로 전시한 대부분의 부스가 VR 또는 AR을 내세우며 가상 현실이 만들어낼 미래를 그렸다. 하지만 당장은 그 예시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게임과 가상 회의가 대다수다. 문제는 이 같은 콘텐츠가 새롭지 않다는 것이다. VR게임과 가상현실에서의 회의는 4G 시대에도 가능했다. 다만 대용량의 이미지 데이터를 주고받기에 4G는 상대적으로 느렸을 뿐이다. 때문에 관람객들은 '예전보다 나아졌네'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프랑스에서 온 마리안 코르도니는 "여러 부스를 돌아다녔는데 모두 VR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었다"며 "과거에 비해 발전했지만 여전히 오랜 시간 착용하면 눈이 아픈 경우도 있었고 대부분의 콘텐츠가 중복되는 것 같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또한 상용화가 한달여 남았지만 5G 요금제에 대한 궁금증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한국의 통신3사 CEO들은 LTE 대비 5G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