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이후 터키 내 전체 예금액 가운데 거의 절반인 47%가 외화로 전환, 예치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약 179억 달러 규모(약 20조1017억원)로, 13년래 최고 수준이다.
예금에 대한 실질수익률이 제로 수준에 머물러 있는 데다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자국 통화에 대한 신뢰가 하락한 것이 이런 현상의 요인으로 파악된다.
터키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불안과 리라화 하락을 막기 위해 작년 9월 기준금리를 6.25%p(625bp) 인상한 뒤 지금까지 24% 수준에서 동결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 간 예금 경쟁이 심화되면서 리라 예금의 평균 금리는 21.1%로 작년 9월 대비 6%p(600bp) 이상 떨어졌다.
인플레이션도 25년 만에 최고치였던 지난 10월 25.2%에서 급감하고 있지만 정부가 근본적인 원인을 다루기보다는 수치를 맞추기 위한 일시적인 해결책을 내놓을 뿐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월 현재 소비자물가지수는 20.35% 수준이다. 정부 인플레이션 목표치의 4배에 이르는 수치다.
터키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전망이 개선될 때까지 현행 긴축 통화 정책을 유지한는 입장이다. 다만 3월 지방자치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조절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블루베이자산관리의 티모시 애쉬 수석전략가는 "낮은 예금 금리와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다 정부의 가격 통제 같은 '반(反)시장' 조치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면서 지속적인 달러 수요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