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에너지 산업을 독점하고 있는 국영석유회사인 베네수엘라석유공사(PDVSA)에 제재를 단행하기로 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퇴진 압박을 높이고 후안 과이도 임시대통령에 힘을 실어주려는 목적이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은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PDVSA에 대한 자산 동결 및 송금 금지 등 제재 방침을 알리면서, "마두로 정권이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자산을 더 이상 약탈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CNBC에 따르면 이번 제재 하에서 미국 기업들은 계속 베네수엘라 원유를 구입할 수 있지만 거래대금은 마두로 정권의 접근이 차단된 계좌에 보관된다.
브리핑에 함께 참석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베네수엘라의 원유 자산이 마두로 정권에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제재를 결정했다면서, 마두로 대통령이 석유자원 통제권을 차기 정부에 넘기는 경우에만 제재가 해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트럼프 행정부는 현지 경제난이 더 심화되고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에 차질이 생겨 유가가 오를 수 있다는 우려로 베네수엘라 에너지 산업에 대한 제재를 유보해왔다. 그러나 지난주 과이도 임시대통령이 이끄는 베네수엘라 과도정부를 공식 인정하고 제재 강도를 끌어올리면서 마두로에 퇴진 압박을 높이는 모습이다.
한편 과이도 의장은 미국을 등에 업은 임시대통령으로서 국가 주요 자산 장악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과이도 의장은 28일 성명을 통해 베네수엘라 정부의 해외계좌를 인수하고, PDVSA와 시트고(CITGO) 이사회 인사를 교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시트고는 PDVSA가 27년 전 인수한 미국 정유 자회사다. 과이도 의장은 "권력 강탈자(마두로)와 그 일당이 물러나는 과정에서 국가재정을 고갈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과이도 측은 베네수엘라의 주요 해외자산인 시트고가 해외 채권자에 지분 과반이 넘어가기 전에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해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