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가능한 시나리오는?

2019-01-2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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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마두로 정권 유지

②마두로 정권 붕괴

③군부의 직접 통치

④내전·강대국 대리전

전 세계 이목이 베네수엘라 사태에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27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수많은 언론사들이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에게 마이크를 들이대고 있다. 과이도 의장은 지난 23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 시위에서 스스로 임시대통령을 선언했고 이후 미국과 캐나다, 브라질 등이 과이도 과도정부를 공식인정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베네수엘라가 ‘한 나라 두 명의 대통령’이라는 초유의 혼란에 빠졌다. 올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극심한 경제난과 부정선거 의혹 속에서 안팎의 거센 퇴진 압박을 받고 있지만 권좌에서 내려올 생각이 없어보인다. 반(反)마두로 시위를 주도하면서 스스로 임시대통령을 선언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지지를 등에 업고 권력 이양을 독촉하고 있다. 

앞으로 베네수엘라는 어디로 갈까. AFP통신과 복스(VOX) 등 주요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를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VOX에 따르면 콜롬비아 로사리오대학교의 베네수엘라 관측소 소속 전문가인 로날 로드리게스는 마두로 대통령 축출 시도가 실패하고 마두로 정권이 유지되는 것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가장 든든한 지원세력은 베네수엘라 군부다. 지난주 무기를 탈취한 27명의 군인들의 반란 시도를 간단히 제압하고, 2017년 수 개월 동안 이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별다른 성과 없이 흐지부지됐던 것도 마두로 정부를 향한 베네수엘라 군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마두로 대통령의 충복들이 대법원 등 베네수엘라의 핵심 기관을 장악하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가 마두로 대통령을 재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점도 마두로 대통령의 권좌 유지 전망을 뒷받침한다. 다만 이 경우 베네수엘라의 경제난이 해소되기 어려워 혼돈의 씨앗은 계속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세계 최강 미국이 과이도 임시대통령을 공식 인정하고 마두로 정권을 거칠게 흔들 수 있는 추가 제재를 고려하고 있는 만큼 마두로 정권이 버티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야권과 협상을 통해 새로 대선을 치러서 당선인에게 자리를 내어주거나 과이도 의장에 정권을 이양하는 방안에 합의할 수 있다고 로드리게스는 말했다. 

이를 위해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제재는 여러 가지다.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을 중단해 베네수엘라 정부 재정을 고사 상태에 빠뜨리고 마두로 대통령의 측근 및 군 고위 인사에 제재를 추가해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 만약 군부가 과이도 의장 쪽으로 이동한다면 정권 교체는 예상보다 빨리 진행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과이도 의장이 민주주의 질서 복원에 참여하는 군인들에게 면책특권을 보장하는 사면법을 널리 알리면서 군부 회유에 주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군부의 마두로 충성이 유지되면 정권 교체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인터아메리칸다이얼로그(IAD)의 피터 하킴 명예회장은 AFP를 통해 지적했다. 결국 베네수엘라 야권이 장기간 단합을 유지하면서 정권 교체를 수용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극심한 정국 혼란이 이어질 경우 베네수엘라 군이 군사쿠데타를 통해 직접 통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 때 군부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르도록 한 뒤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출된 대통령을 인정하면 좋겠지만, 자칫 마르코스 페레스 히메네스 하에 10년 동안 이어졌던 군사독재가 반복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하킴 회장은 군사쿠데타가 발생하면 시민에 대한 억압과 사회적 갈등이 증폭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내전 가능성도 제기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국제사회가 평화로운 해법을 찾지 못할 경우 유혈사태나 내전, 혹은 강대국들의 대리전이 발발할 수 있다는 불안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을 위시한 서방과 미주 우파 정권은 과이도 의장 편에 서 있지만 러시아, 중국, 이란, 시리아, 중남미 좌파 정권은 마두로 대통령 편을 들면서 대립하고 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CS) 보좌관은 27일 마두로 대통령에게 미국 외교관이나 의회를 협박할 경우 ‘중대한 대응’에 직면할 수 있다며 강력 경고하기도 했다. 로드리게스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볼턴 보좌관과 같은 매파가 득세한 상황에서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군사적 개입을 시도할 여지가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베네수엘라는 완전한 내전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군사적 충돌은 지금으로서 가장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라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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