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전세가율 40%대로 뚝…갭투자는 끝났다

2019-01-2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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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54.88%…전년 대비 9.18%포인트 하락

"갭투자 비용 2~3배 늘어…관련 문의 사라져"

대출 받더라도 주택 구입 목적으로는 못 써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자료제공=부동산114]





전세 끼고 집 여러 채를 사재기했던 갭투자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갭투자의 성지로 통했던 노원구와 성북구에서도 관련 문의는 뚝 끊겼다. 집이 한 채라도 있으면 추가 대출을 원천 차단하는 강력한 대출 규제가 갭투자의 싹을 잘랐다. 여기다 최근 전세가가 급락하면서 집값과의 격차가 커져 서울에서 '전세 끼고 집 사재기'는 이제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2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지난달 전세가율(전세/매매 비율)은 54.88%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9.18% 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2012년(52.48%)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을 의미하는 전세가율은 갭투자자들이 참고하는 주요 지표이다. 전세가와 매매가의 가격차가 얼마 나지 않는 점을 이용, 전세를 놓고 단돈 3000만~4000만원으로 집 한 채를 더 사는 방식이다. 국회 김상훈 의원실(자유한국당)에 따르면 2017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년간 투기과열지구에서 거래된 주택 중 ‘갭투자’ 목적의 구입 비율은 평균 34%에 달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투기 방식이기도 하다.

그러나 9·13 대책을 기점으로 서울 전 지역에서 갭투자가 급속히 위축됐다. 송파 헬리오시티발 전세가 하락이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며 전세가율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에 빚 내서 집 사재기를 하는 것이 원천 차단돼서다.
 
 
 

강남권 전세가율은 40%대로 떨어졌다. 서울의 지난달 전세가율을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구의 전세가율이 45.20%로 전체 25개구 가운데 가장 낮았다. 이어 서초구(45.58%), 송파구(47.40%) 순이다. 갭투자의 성지로 통했던 노원구의 전세가율은 60%대 붕괴를 코앞에 두고 있다. 노원구는 최근 3년간(2015~2017년) 전세가율이 70%대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성북구는 68.52%로 전년 대비 13.50% 포인트나 하락했다. 

노원구 상계주공2단지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지난해 매매가가 치솟은 반면, 전세가는 하락해 갭투자 비용이 2~3배 늘었다”며 “대출도 막혀 갭투자 문의가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정부는 9·13 대책을 통해 서울에 집 한 채라도 있으면 추가 대출을 원천 차단했다. 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과 신DTI(총부채상환비율) 시행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있으면 거액의 신용대출을 받거나 마이너스통장의 한도를 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 세금도 문제다. 양도세 가산세, 종합부동산세 인상 등으로 현금 보유가 충분하지 않은 갭투자자가 버틸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본인 명의 집이 가격이 오르면, 이를 담보로 대출 받아 갭투자에 나서는 일이 흔했다”며 “지금은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로 인해 이런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1주택자는 생활안정자금 용도로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대출 만기까지 주택을 추가 구입하지 않겠다는 약정을 체결해야 한다”며 “대출을 받아도 집을 사는 데 쓸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 자치구별 전세가율 [자료제공=부동산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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