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인 임금, 정부가 최대 1000만원까지 대신 준다

2019-01-1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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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체당금' 상한액, 7월부터 400만→1000만원

소액체당금 지급 기간, 7개월→2개월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앞으로 임금을 제때 못 받은 노동자는 정부가 최대 1000만원까지 대신 지급한다.

고용노동부가 17일 발표한 '임금 체불 청산 제도 개편안'을 보면 임금을 못 받은 노동자에게 주는 '소액체당금' 상한액을 오는 7월부터 4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대폭 인상한다.
체당금은 사업장 도산으로 임금을 못 받은 노동자에게 국가가 사업주 대신 지급하는 돈이다. 국가는 체당금을 지급하고 사업주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해 돈을 돌려받는다.

지난 2015년 7월 도입된 소액체당금은 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은 노동자에게 사업장 도산 여부 확인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지급하는 돈이다. 제도 도입 후 가장 큰 폭으로 상한액이 오르는 셈이다.

소액체당금 지급에 걸리는 기간도 7개월에서 2개월로 단축한다. 지방노동관서가 임금 체불 사실 조사를 거쳐 체불 확인서를 발급하면 법원의 확정판결이 없더라도 바로 지급할 수 있다.

'가동 중인 사업장의 저소득 재직자'도 지급 대상에 포함된다. 종전까지 '도산 혹은 가동 중인 사업장의 퇴직자'만 소액체당금을 받을 수 있었다.

정부는 임금이 최저임금 수준이고 가구소득도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노동자부터 우선 적용하고 단계적으로 지급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1800만원인 '일반체당금' 상한액도 내년 중으로 2100만원으로 인상한다.

사업주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체당금 지급과 동시에 변제금을 신속하게 회수할 수 있도록 국세체납 절차도 도입한다.

이는 민사 절차로 구상권을 행사하는 현행 방식은 변제금 회수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또 임금 지급 여력이 있는 사업주가 체당금 제도를 악용하지 못하도록 체당금 지급액의 일정 비율을 부과금으로 징수할 수 있도록 했다.

체불 임금에 대한 연 20%의 '지연 이자' 지급 대상도 퇴직 노동자에서 재직 노동자로 확대해 체불 사업주의 부당 이익을 최소화한다.

임금 지급 여력을 숨기기 위해 재산 은닉, 사업장 부도 처리, 위장 폐업 등을 하는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체불 사업주 처벌도 강화한다. 상습 체불 사업주에 대해서는 노동법 교육을 의무화한다.

사업장의 임금 체불 이력과 사회보험료 체납 정보 등을 토대로 체불 징후를 미리 포착해 근로감독관이 집중 점검하게 하는 '체불 예보시스템'도 도입한다.

고용부에 따르면 국내 임금 체불 규모는 지난해 1조6472억원으로 2년 전(1조4286억원)보다 15.3% 증가했다. 피해 노동자도 35만2000명으로 같은 기간 8.3% 늘었다. 임금 체불 규모와 피해자는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체불 피해 노동자는 전체 임금 노동자 중 1.7%로, 미국이나 일본(0.2∼0.6%)보다 비중이 훨씬 크다.

업종별 임금 체불 규모는 제조업(6449억원)이 가장 많았고, 건설업(2926억원), 도소매·음식숙박업(2187억원) 순이었다. 규모별로는 30인 미만 사업장이 68%에 달해 저임금 노동자 등 취약계층에서 집중적으로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임금 체불 노동자의 생계를 신속하고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한편 체불 사업주의 임금 지급 책임은 끝까지 묻겠다"며 "노동자가 일한 대가를 제때 받고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포용적 노동시장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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