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주도주가 자리를 비운 틈에 '테마주'로 돈이 몰리고 있다. 무게를 안전에 둔다면 뛰어들기 어려운 이런 상황은 경기부진 우려로 한동안 더 이어지겠다.
11일 수소차 테마주로 불리는 풍국주정과 평화홀딩스 주가는 각각 2.53%와 2.28% 상승했다. 전날에는 풍국주정과 평화홀딩스 주가가 제각기 30%와 14%가량 뛰기도 했다.
풍국주정은 수소 제조업체인 에스디지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평화홀딩스 자회사인 평화오일씰공업은 현대차에 수소차 부품을 공급한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에스디지는 수소가스 매출을 2016년 206억원에서 올해 428억원으로 2배 이상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수소차 테마주 상승세에는 뚜렷한 근거라도 있다. 정치인 테마주가 뛰는 이유는 객관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이낙연 국무총리 테마주로 불리는 팬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전날 17% 가까이 올랐다. 팬엔터테인먼트 한 임원은 이낙연 총리와 서울대 법대 동문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선알미늄 주가도 같은 날 6% 넘게 뛰었다. 이 회사는 삼환기업과 함께 SM그룹에 속해 있다. 이낙연 총리와 삼환기업 대표는 형제 사이다.
'오세훈 테마주'도 있다. 진양화학과 진양산업이 대표적이다. 두 종목 주가는 11월 29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자유한국당 입당을 밝힌 후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오세훈 전 시장은 진양홀딩스 임원과 고려대 동문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테마주로 불리는 한창제지와 인터엠 주가도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한창제지는 최대주주가, 인터엠은 전 대표가 황교안 전 총리와 성균관대 동문 사이라고 한다.
정부가 저출산 로드맵을 내놓자 '육아 테마주'도 등장했다. 아가방컴퍼니와 보령메디앙스, 제로투세븐 주가가 얼마 전 요동쳤다. 정부가 신혼부부 맞춤형 임대주택 확대와 남성육아 활성화, 아동수당 지급, 직장어린이집 설치 지원에 나서기로 해서다.
전문가는 테마주 쏠림을 경계한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경기 둔화 우려로 조정기에 있다"며 "수익에 대한 욕구는 있지만 살 만한 종목이 없어 테마주에 자금이 몰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민 바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감리 이슈가 셀트리온에도 번지고 있다"며 "바이오주를 비롯한 기존 주도주가 주춤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