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3당 농성장 찾은 이해찬, '버럭·다정·반말' 맞춤형 소통

2018-12-1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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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에 추억 곱씹으며 '단식 만류'

이정미에 끝까지 눈맞추며 경청

정동영, 반말로 친근함 표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단식중인 국회 로텐더홀을 찾아 이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기반으로 한 선거제도 개편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는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지도부를 찾았다. ​야 3당이 12월 임시국회 소집 등 민주당의 확고한 의지를 요구하며 단호하게 맞서면서 큰 소득은 없었지만, 이 대표와 세 지도부의 소통 방식은 주목받았다.

이 대표는 이날 로텐더홀에서 각 지도부와 맞춤형 소통을 하면서 "단식을 풀고 선거제 논의를 시작하자"고 요청했다.

이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 경선 이후 11년만에 각당 당대표로 당선되면서 '올드보이 시대'를 열었다. 이 대표는 손 대표와 정 대표에겐 인연이 있는 만큼 편하게 대하면서도, 이정미 대표에게는 다정하게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자신보다 5살 많은 손 대표의 농성장을 먼저 방문했다. 손 대표와 기싸움을 벌이며 특유의 '버럭'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손 대표의 건강을 걱정하며 민주화운동을 하던 옛 추억을 곱씹기도 했다.

이 대표는 "주변에서 제게 손 대표 건강을 많이 염려했다. 왜 단식을 하느냐, 왜"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이제부터 논의를 시작하면 되는데 왜 그러느냐"고 여러 차례 다그쳤다. 선거제 개혁과 관련해 "의지가 있으니까 정개특위 입법권까지 준 것 아니냐"고 말했다.

손 대표는 "선거제 논의 시작을 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해찬 대표가 민주당이 선거제도 개혁을 확실히 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면서 "국회가 주도권을 가진 예산을 한국당과 야합을 해서 통과시키지 않았느냐. 그게 선거제도 개혁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단식중인 국회 로텐더홀을 찾아 손대표와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위해서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건데 그걸 가지고 야합이라고 하면 어떡하느냐"고 버럭했다. 이 대표는 손 대표에게 "단식을 풀어야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손 대표는 이에 질세라 "협상이 끝나는 걸 보고 단식을 풀든지, 협상이 안 되면 나는 가는거지 뭐"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손 대표는 "제가 건강하니까 꽤 갈 것"이라면서 "그래도 되도록이면 다시 막걸리도 마시고 건강을 찾을 수 있게 해달라"고 했고, 이 대표도 "여태까지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느냐. 막걸리 마시던 그때로 돌아가자"며 마무리했다.
 
이해찬 대표는 다음 순서로 손 대표와 함께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찾았다. 이해찬 대표는 이번엔 다정한 모습으로 경청했다. 대화가 끝날 때까지 오른손은 이정미 대표의 손을, 왼손으론 팔을 꼭 잡고 눈을 마주치며 때마다 고개를 끄덕였다.

이정미 대표는 "선거제도 고민해보겠다 이런 이야기는 더 이상 안 믿으려 한다"면서 "선거제도 100% 합의되기 전까진 단식 농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농성장에 와서 하겠다 이야기할 게 아니라 민주당 안에서 의지를 갖게끔 민주당 의원들에게 설명하고 관철시켜야 한다"면서 "정개특위 안에서 12월까지 합의안을 만들면 그때 단식을 풀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이정미 대표는 "문재인 정부 3년 반정도 남았는데 개혁 파트너가 누가될 것인가에 대해 잘 생각해봐야 된다"면서 "예산안 처리 7일 시한을 지키기위해 급하게 서둘렀지만 그 과정에서 야 3당을 파트너로 여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해찬 대표는 12월 안에 합의안을 내라는 데 대해선 "선거제도는 복잡한 문제라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하는데 10일 안에 어떻게 처리를 하느냐.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전문성, 대표성 강화시키겠다고 이야기했고 TF에도 당부했다. 지금까지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 제가 단 한 번도 가식적으로 이야기한 적 없다"며 노력 의지를 보였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농성중인 국회 로텐더홀을 찾아 정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살 어린 정 대표를 만난 이 대표는 반말로 친근감을 표했다. 

정 대표는 "선거제 개혁은 야 3당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며 "국민 중에 정치개혁을 하지 않고 이대로 좋다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천하의 이해찬이 있을 때 정치개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예산안도 처리하고 정치개혁도 했으면 이 정부가 성공하는데 도움이 됐을 것 아니냐"면서 "그런데 왜 더불어한국당 선택을 하느냐. 우리가 예산안 처리를 안 하겠다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 대표는 "어떻게 국가 예산을 통과를 안 시키냐"면서 "이 사단이 날까봐 선거제와 예산안을 연계시키지 말자고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시국회를 열자는 정 대표의 요청에는 "아무것도 논의되지 않았는데 임시국회부터 열면 다음 날부터 무엇을 하자는 거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비례성 왜곡으로 소수당에게 불리한 제도를 고치자는 데 동의한다"면서 "선거제도를 지금부터 논의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 이 대표에게 단식을 좀 풀어달라고 정 대표도 말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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