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상승과 카드 및 배달 앱 수수료 부담, 최저임금 인상에 이어 지난 24일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주변 지역 사업장 영업이 마비되면서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고 발생 이틀이 지났지만, 아직 정확한 피해 상황조차 집계되지 않아 소상공인에 대한 보상은 요원하다.
26일 소상공인 업계에 따르면 KT 통신 장애로 인한 피해는 외식업체, 배달업체, 공산품 판매업체 등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예약 주문이나 배달 주문을 받을 수 없던 자영업자들은 직접적인 매출 감소가 불가피했고, 편의점에서는 카드 결제가 막히면서 현금이나 계좌이체로만 상품을 판매하는 등 혼란을 겪었다. 특히, 외식업체의 경우 전날 구매했던 식자재를 사용하지 못하면서 2차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KT에서는 통신장애를 겪은 고객에게 1개월 요금 감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개별 자영업자에 대한 피해는 "특별 보상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을 뿐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한 달치 요금 감면을 이야기했지만, 하루하루 매출이 중요한 소상공인들의 피해와 비교하면 괴리가 크다”며 “(통신구 화재) 여파가 오늘(26일)까지 계속되면서 일각에서는 KT 불매 운동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KT에서 문제가 발생한 만큼 소상공인들의 영업 손실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에서는 소상공인들의 피해 현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통신구 화재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재해‧재난으로 인정할 수 있을지가 지원 여부의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피해가 재해로 인정되면, 소상공인들은 피해액의 일부를 긴급경영안전자금으로 저리 융자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현재 KT 화재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피해 현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피해 내역을 종합해 심의회를 열고, (화재로 인한 2차 피해를) 재해로 인정할 수 있는지를 결정해야 한다. 재해로 인정되면 중소기업진흥공단이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정책자금을 통해 소상공인을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