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닥친 P2P부실] 문제아로 전락한 P2P금융

2018-08-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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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대출·횡령·과대광고 논란...부동산 둔화로 연체율 한달새 64.6%p 급증

[사진= 아이클릭아트 제공]


과거에는 돈을 빌리려면 은행이나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을 반드시 거쳐야 했다. 하지만 P2P금융이 등장하면서 그동안의 프레임이 깨졌다. 온라인상에서도 개인 및 기업 간 대출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으로 인해 P2P금융은 국내 금융산업의 '총아'로 떠올랐다. 

실제로 P2P금융은 자금 공급자에게는 높은 투자수익률을, 수요자에게는 낮은 대출금리를 제시하면서 가파르게 성장했다. 관련 시장이 2조원대 규모로 커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각종 사건사고가 터지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20일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60개 회원사가 협회에 가입돼 있으며 이들의 누적 대출액은 2조3256억원이다.

단기간에 급성장한 탓일까. P2P금융업계는 최근 부실 대출과 횡령, 과대 광고 등으로 분위기가 혼란스럽다. 금융당국이 관리감독체계를 마련하지 못한 탓에 검증되지 않은 업체들도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

초대 한국P2P금융협회 회장을 맡았던 업체 대표의 학력 위조와 부동산대출을 위주로 하는 P2P업체들의 부정확한 연체율 공시, 대표이사 잠적, 사기 대출 등이 대표적이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은 고수익을 보장하는 부동산 관련 P2P금융상품에 대거 몰렸다. 은행 금리가 1% 초중반일 때 P2P금융업체들은 최고 18%를 보장한다며 투자자들을 유인했다.

문제는 이들 대출 대부분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부동산 담보대출 위주 상품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P2P금융의 신용대출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 20% 수준에 불과하다. 해외 P2P금융은 중금리 신용대출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미국·영국, 중국의 신용대출 비중은 각각 2016년 기준 95.7%, 67.7%, 96.5%에 달한다. 

개인신용대출은 자산에 분산 투자하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다. 하지만 부동산의 경우 경기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최근 정부 정책으로 부동산 경기가 시들해지자 이에 투자한 P2P 금융상품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당장 부동산에 기반해 영업을 하는 P2P 금융회사들의 연체율에 비상이 걸렸다. 7월 말 기준 연체율은 4.38%다. 각 사별로 보면 이디움펀딩의 연체율은 100%에 달한다. 전달 연체율은 35.41%였지만 한 달 사이 64.6%포인트 급증했다. 브릿지펀딩(80.8%), 썬펀딩(53.0%), 애플펀딩(32.0%), 스마트펀딩(27.4%) 등도 평균 연체율을 크게 상회한다.

업계 관계자는 "P2P금융은 기존에 은행 등에서 대출받지 못했던 중·저신용자와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에 금융 발판을 마련해주고 있다"며 "이런 긍정적인 면이 있는 만큼 일부 업체의 부실과 경영난으로 인해 부정적 인식이 부각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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