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17일 김 위원장이 함북 청진시와 경성군 일대 경제현장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불만과 분노를 가감없이 드러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3차 방중 이후 북·중 접경 지역을 잇따라 시찰하고 해당 부문의 성과 부진과 근무 태만 등을 강하고 추궁하고 나서면서 이에 대한 문책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어랑천발전소 건설현장을 둘러보며 "내각에서 몇 년째 어랑천발전소 건설을 다그쳐 끝내기 위한 결정적 대책을 반영한 보고서가 없기 때문에 벼르고 벼르다 오늘 직접 나와보았다"고 전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내각의 책임일꾼들이 (발전소의) 팔향언제(댐) 건설장에 최근 몇 해간 한 번도 나와보지 않았다는 보고를 받으시고 대단히 격노하시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금처럼 내각에 맡겨놓아서는 대가 바뀌어도 결말을 보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며 "당 중앙위원회가 전체 당조직들과 당원들을 총발동하여 언제(댐) 건설뿐 아니라 어랑천발전소 건설을 틀어쥐고 조직지도하여 다음 해 10월 10일까지 공사를 완공할 데 대한 혁명적인 대책을 세워주시었다"고 보도했다.
통상 북한에서 내각의 '책임일꾼'은 총리와 부총리, 그리고 장관급인 상 등을 지칭한다.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에서 이처럼 직설적인 분노를 표출한 데는 오는 9월 9일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아 가시적인 경제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2011년 집권 이후 처음으로 중국과 싱가포르 등 외국을 방문해 발전상을 목도하면서 낙후한 북한 경제의 현실을 절감했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은 내각 책임일꾼들이 "무책임하고 무능력하다", "준공식 때만 얼굴을 들이미는 뻔뻔스러운 행태가 더더욱 괘씸하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이로 볼 때 박봉주 내각 총리가 일차적인 책임을 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발전소 건설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박 훈 건설건재공업상, 김만수 전력공업상 등도 검열과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건설건재공업상 출신인 동정호 부총리도 연대 책임을 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