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기대로 건설·중공업펀드가 모처럼 강세다. 더 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렇더라도 정치·외교적인 변수에 민감하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3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건설·중공업펀드 5개가 올해 들어 전달 30일까지 거둔 수익률은 평균 29.57%에 달했다. 이에 비해 국내주식형펀드는 같은 기간 1.10% 떨어졌다. 해외주식형펀드는 0.47% 오르는 데 그쳤다.
앞으로 남북경협을 구체화한다면 상승 탄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남북 관계가 개선됐을 때도 도로나 철도, 항만에 대한 투자 확대로 건설주가 랠리를 펼쳤다"고 말했다.
독일이 통일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건설주가 2년 만에 88% 넘게 올랐다.
건설·중공업펀드 수익률은 최근 3개월과 1개월 사이에도 각각 21.86%와 12.51%에 달했다. 반면 5년 수익률을 보면 -35.37%로 여전히 저조하다. 올해 들어 상황이 180도 바뀐 것이다.
펀드별 수익률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 타이거200 건설·증권 상장지수투자신탁'과 삼성자산운용 '삼성 코덱스 건설·증권 상장지수투자신탁'이 각각 33.82%와 32.47%로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덕분에 공모펀드 불황에도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올해 들어 건설·중공업펀드에 순유입된 돈은 540억원 이상이다.
북·미 정상회담은 다시 한번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경의선·동해선 연결을 비롯한 남북경협이 가시화되면 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독일이 통일에 성공한 후 3년 동안 외국인 투자는 12배 증가했다"며 "우리나라도 이런 수급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얼마 전 북·미 정상회담을 철회하겠다고 밝혔을 때도 남북경협주는 일제히 추락했었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남북경협주는 대외변수에 따른 부침이 불가피한 종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