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언론, “북·미 동상이몽…섣부른 비핵화 정의 자제”

2018-04-2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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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공개된 북한의 결의문, 미국의 핵 폐기 요구와 거리 멀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원하는 北…북·미 정상회담에서 속내 드러낼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핵실험·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한다는 발표가 미국·중국 등 국제사회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아직 비핵화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중국 측의 우려 섞인 목소리도 전해졌다.

북한은 20일 김정일 노동당 위원장 주재하에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쇄 조치와 경제건설에 총력을 다 하겠다는 전략 노선을 제시했다. 북한의 전향된 태도에 중국은 전반적으로 북한의 경제 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자처하며 적극 지지한다는 분위기지만 일부 신중론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人民)일보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인 협객도(俠客島)는 24일 “생각보다 쉽지 않은 북한의 개혁·개방”이라는 제목의 문장을 게재해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폐기하는 것인지, 아니면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개혁·개방을 추구하는 건지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며 북한이 선언한 비핵화의 섣부른 정의를 경계했다.

협객도는 “전원회의 결의문에 '핵 폐기'가 전혀 거론되지 않았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핵실험·ICBM 발사중지를 명시한 점도 고도의 핵기술을 보유한 입장에서 더 이상의 실험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현재까지 전원회의 결의문을 포함한 그 어떤 문건에서도 '핵 폐기'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다“라며 ”결의문에 포함된 대부분 문구는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와 거리가 멀다“고 분석했다.

협객도는 “북한은 오는 27일에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과 5월에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에서 진짜 속마음을 어느 정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해) 미국의 암묵적 협조와 동의를 얻는데 총력을 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 ‘핵 보유'에 중점을 두고 협상을 길게 끌고 나가겠다는 계산이다.

북한은 지난 2006년 1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실시한 6차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를 최종 완성했고, 수십 차례에 거친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으로 운송 수단 기술력까지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6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핵·미사일의 기술적 완성도가 90%까지 도달했다고 평가한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의 전향적인 자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전면적인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우리의 최대의 압박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객도는 끝으로 “서로 다른 의도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풀린다면 북한의 목적은 대부분 달성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만약 회담이 뜻대로 풀리지 않거나 꼬이기 시작한다면 북한은 과거 겪었던 강력한 대북제재보다 더 심각한 위협에 휘말리게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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