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전 의원이 ‘성추행 의혹’ 보도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의혹을 일축한 가운데 프레시안 조합원들의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기사로 인한 역풍 때문으로 사실 확인과 추가 증거 제시, 매체차원의 대응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12일 프레시안 ‘조합원 커뮤니티’에는 ‘정봉주 전의원 보도에 대한 프레시안의 입장은 뭐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닉네임 ‘그분’을 쓰고 있는 누리꾼도 ‘요즈음의 프레시안 보도와 관련한 생각’이라는 글을 통해 “상당히 오랜 기간을 프레시안의 눈으로 세상을 봐 온 사람 중 하나로서 그 동안 여러가지 이슈를 보아왔다”며 “프레시안이 공평 언론이 아니라 혈맹수준의 특정 집단에서 이야기하는 일방적 주장만을 게재하는 소식지 정도의 안목을 보여준 것에 지속적인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보도에 대한 반작용이 꽤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 “상식적으로 설명 가능한 수준으로 적절하게 대응하시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프레시안의 논조와 보도시스템, 관련된 인적 자원에 관한 전면 재점검이 있기를 바란다”고 건의했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에는 ‘정봉주 사건에 대해 17일 정기총회에 서어리 기자 출석 및 해명을 요청한다’는 제목의 글도 올라왔다.
자신을 ‘프레시안을 10년 이상 보고 있는 조합원 대의원입니다’라고 소개한 그는 “최근 미투 운동에 대해 여러 사건이 나왔지만, 정봉주 사건이 다른 사건과 상이한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인터넷상 여론을 살펴보면, 기사 내에 서술된 사실 관계에 대해 믿지 못하고, 나아가 프레시안을 못 믿을 언론사로 여기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후속 기사들이 타 언론에서는 별로 없이 프레시안 위주로 나오고 있다고 말한 뒤 “기사는 팩트 체크를 거친 사실을 바탕으로 신뢰할 수 있도록 전달을 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생각된다”며 “(하지만) 왜 프레시안이 낸 정봉주 관련 기사가 타 미투 관련 폭로 기사에 비해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사람들이 생각하는지 문제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사가 정확한 팩트 체크를 한 것인지, 반박할 수 없을(혹은 매우 신뢰로울) 증거가 있는지(궁금하다)”면서 “팩트 체크를 하고 확실한 증거가 있다면 검증한 사실을 지금까지 독자에게 잘 전달했는지 점검하기 위해 기사 작성자인 서어리 기자 출석 및 해명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7일 프레시안은 현직기자 A씨가 2011년 12월 23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정 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정 전 의원실측은 보도가 나오자 당일 예정돼 있었던 서울시장 출마 간담회를 취소했다. 이후 9일 보도자료를 통해 “12월 23일 해당 호텔 룸에 간 사실이 없고, 호텔 룸에서 A 씨를 만난 사실이 없다. A 씨를 성추행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후 프레시안측은 날짜가 23일이 아닌 24일이며 피해자와 당시 피해자 남자친구와의 이메일 등을 성추행 추가 증거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의원은 12일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24일 일정도 살펴봤는데, 오전에는 배우 문성근, 나는 꼼수다 멤버들 및 보좌진, 일부 지지자들과 함께 경기도 마석에 있는 고(故) 문익환 목사님 묘소에 참배했다”면서 “이후에는 점심 식사, 광진구 W 호텔에서 아내와 커피 마시기, 광진구의 카페에서 수감 이후 대책 논의, 귀가로 일정이 이어져 2011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성추행했다는 보도는 허위”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보도 과정에서 주요 내용이 계속 변경됐다”며 “도대체 언제, 어디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조차 확정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