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수감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는 21일 오후 2시 일본 도쿄에서 정기이사회를 열고 신 회장의 사임안을 의결했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13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기 전부터 “구속될 경우 일본 재계 관례대로 하겠다”는 의사를 롯데홀딩스 이사회 측에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롯데홀딩스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일본법상 이사회 자격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여 롯데홀딩스의 대표권을 반납하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의 대표직 사임에 따라, 향후 일본 롯데홀딩스는 쓰쿠다 사장 단독 대표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한·일 롯데를 지배하는 이른바 ‘원 리더’ 위상도 퇴색되게 됐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의 지주사이면서 한국의 호텔롯데와 롯데물산 등 주요 회사의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해왔다. 그동안 신 회장은 낮은 지분율에도 불구, 2015년 10월 이른바 ‘왕자의 난’ 이후 일본 롯데 이사회의 지지를 받아 한·일 롯데 경영권을 확보했다. 특히 쓰쿠다 사장은 신 회장과 그동안 동고동락한 사이라 향후 신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다만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 회장의 구속 다음 날 즉각 ‘경영 복귀’를 암시한 터라 롯데로서도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4일 광윤사 입장문을 통해 신 회장의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 사임과 해임을 촉구한 바 있다.
롯데 측은 지난 50여년간 지속되며 긍정적인 시너지를 창출해온 한·일 양국 롯데의 협력관계는 불가피하게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황각규 부회장을 중심으로 일본 롯데 경영진과의 지속적 소통을 통해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