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3연패 달성은 실패했다. 하지만 마지막 올림픽 질주는 아름다웠다. 아시아 최초의 3회 연속 메달 획득. 이상화가 펑펑 울었다. 위대한 ‘은빛 눈물’이었다. 이상화의 세계기록은 깨지지 않았다. 그의 클래스와 자부심은 영원하다.
이상화는 미국의 보니 블레어(1988년·1992년·1994년)에 이은 역대 올림픽 두 번째 500m 3연패 달성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이상화는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이자 독일의 카린 엔케(1980년 금메달‧1984년 은메달‧1988년 동메달)와 블레어에 이어 역대 3번째로 3회 연속 메달 획득의 금자탑을 세웠다.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일본)는 36초94의 기록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일본 최초로 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상화는 고다이라에 0.39초 뒤진 2위였다. 이상화는 100m 랩타임에서 10초20을 찍으며 고다이라(10초26)보다 0.06초 빨랐다. 하지만 막판 스퍼트가 부족했다.
이상화는 레이스를 마친 뒤 눈물을 쏟았다. 2006년 토리노대회부터 시작한 위대한 여정을 마친 ‘빙속여제’의 눈물이었다. 이상화는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들으며 트랙을 돌았다. 그리고 새로운 ‘빙속 여왕’ 자리에 오른 고다이라를 안아 축하했다. 화려한 피날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