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상화폐 정보업체인 코인마켓캡이 가상화폐 시세를 산정하는 기준에서 한국 거래소를 제외한다는 방침을 밝힌 뒤 하루만에 가상화폐 시가총액이 1000억 달러(약 107조 원)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의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코인마켓캡은 전날인 8일 트위터를 통해 국제 가상화폐 시세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일부 한국 거래소들의 시세 정보는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인마켓캡의 조치 이후 상위 40개 가상화폐 가운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포함한 31개 가상화폐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전체 시총이 전날(8350억 달러)에 비해 1000억 달러 증발했다. 새로운 투자 기대주로 떠오른 리플(XRP)은 전날 대비 가치가 26% 하락했고 비트코인 캐시도 18% 떨어졌다. 라이트코인은 1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가상화폐의 가격이 일제히 급락한 것은 국제 시세에서 한국 거래소의 시세가 누락되면서 가격 변동 착시 효과가 반영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의 시세가 제외되면서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보이자 불안한 투자 심리가 급매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가격이 급락하자 영향력 있는 가상화폐 정보업체가 예고 없이 한국 시세를 제외한 것에 대해 코인마켓캡의 투자 유용 등 음모론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비트코인에 대한 한국 내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비트코인은 국제 시세보다 한국에서 70% 이상의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WSJ는 "중국이 규제에 나선 데 반해 한국과 일본은 2017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주요 시장으로 성장했다"며 "한국 정부는 범죄 연루 가능성과 버블 우려 등에 규제 마련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