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국의 날 행사 르포] 한중 양국민 "문화교류 많을수록 갈등 풀릴 것"

2017-10-2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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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추궈훙 대사, 사자 4마리 눈에 '정점'으로 행사 시작

후난성 예술단 공연·한국 비보이 댄스·태권도 퍼포먼스 등 인기

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추궈훙 주한중국대사(오른쪽)가 '2017 서울-중국의 날' 개막식에 앞서 사자의 눈에 점을 찍는 '성사점정'을 하는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오늘처럼 뜻 깊은 자리에 참석해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서울-중국의 날 행사를 통해 한중 양국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길 바란다."

지난 22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7 서울-중국의 날' 행사 개막식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툴지만 또박또박하게 중국어로 한자, 한자 축사를 전하자 현장에 배석한 중국인들이 큰 환호를 보냈다.
함께 참석한 추궈훙(邱國洪) 대사도 "2017 서울-중국의 날 행사에 많은 신경을 써주신 박원순 시장님의 배려에 감사드리고, 올해로 수교 25주년을 맞는 한국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 새로운 성과를 이룩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박 시장과 추 대사가 붓을 들고 사자 4마리의 눈에 점을 찍는 '성사점정(醒獅点睛)'이 끝나자 본격적으로 행사의 막이 올랐다.

서울시민들과 서울에 사는 중국인들이 함께 모여 우정을 나누자는 취지에서 열린 '2017 서울-중국의 날' 행사는 한국인과 중국인이 함께 놀고 즐기며 어울리는 자리였다.

후난(湖南)성 예술단의 무용으로 시작해 중국베이징 중화민족박물관의 민속춤, 당진월드 아트서커스단의 서커스 공연 등이 차례로 진행됐다. 특히 한국 대표로 무대에 선 비보이단 '갬블러크루'의 비보이 댄스와 태권도 퍼포먼스팀 '놀자'의 격파 시범은 행사장의 활기를 더했다.

행사에 참가한 한 시민은 "요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때문에 한중 양국간 관계가 경색되기는 했지만 이런 민간교류 마저 끊기면 안 된다"며 "이런 민간교류가 많을수록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중국문화원은 '서울-중국의 날'을 매년 열리는 행사로 정례화하고 한·중 양국 간 뜻깊은 문화교류의 장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른 오전, 관계자들이 부스를 오고가며 행사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윤이현 기자]



서울시와 중국 문화부, 후난(湖南)성 인민정부, 주한중국대사관, 주한중국문화원 등 주최측은 '서울-중국의 날'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오래전부터 공들여 준비해왔다. 

이날 이른 오전부터 넓은 서울광장에는 화창한 가을 날씨와 더불어 행사를 준비하는 부스 설치작업으로 분주했다. 광장 입구에 마련된 대형 LCD판넬에는 '2017 서울-중국의 날' 축제 포스터가 큼지막하게 전시돼 있었다.

아직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는 않았는데도 수많은 붉은 색 천장 꼭지들은 서울 시청을 지나가는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1년에 한번 개최하는 대규모 행사답게 중국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부스는 무려 55곳이나 설치됐다. 중국 차(茶) 문화 시연을 비롯해 붓글씨 체험, 중국 종이공예 체험 등 주로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이색적인 행사에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어린 아들을 데리고 행사장을 방문한 한승훈(44)씨. 중국 소수민족 체험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했다. [사진=윤이현 기자]

 

중국 전통차 체험 부스 앞에는 다양한 찻잔들을 전시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사진=윤이현 기자]


특히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많아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중국 음식문화 체험과 소수민족 전통복장 체험 행사 부스에는 전통복장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참가자 연령대별로 관심분야도 차이를 보였다. 중장년층 참여자들은 중국 차 문화 시연과 중국 전통문화 체험을, 젊은 청년층들은 중국 여행 사진전과 신기한 중국 어플리케이션(어플) 소개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스티커 랠리'라는 이벤트도 진행됐다. '2017 서울-중국의 날' 리플렛을 소지한 사람들이 별도 지정된 부스에서 중국 문화 체험을 하고 스티커를 모으는 참여 이벤트다. 4장을 모으면 종합안내소에서 중국특색의 기념품을 받을 수 있어 참여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식전 행사로는 서울시 공유자전거인 '따릉이' 홍보 행사가 진행됐다. 한국과 중국인 대학생 각 20명으로 구성된 '따릉이 홍보단'은 자전거를 타고 서울광장과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열리는 돈의문 박물관마을을 방문하며 우의를 다졌다.

 

한국과 중국 학생들로 구성된 '따릉이 홍보단'이 개막식에 앞서 돈의문 박물관마을을 방문했다. [사진=윤이현 기자]


외곽 나들이 대신 가족과 함께 서울광장을 찾았다는 한승훈씨(44)는 "화창한 가을날씨에 집에만 있기 그래서 가족들과 구경 나왔다"며 "행사장 부스에 마련된 전통복장 체험을 통해 몰랐던 중국의 소수민족 문화를 알게 됐다. 민속춤 경연, 다도(茶道) 체험 등 이색적인 볼거리들이 많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서울-중국의 날' 행사에 참여했다는 중국 전통차 부스 관계자는 "시음 행사를 위해 물량을 넉넉히 준비했고 참가자에게는 찻잎을 서비스로 제공할 예정"이라며 "푸짐한 중국의 정을 느낄 수 있도록 많은 분이 찾기를 바란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중화민족박물관 소속 무용단원들이 민속춤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윤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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