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대북정책과 관련해 중국 지렛대를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아울러 북핵 위협에 대해서는 “완전히 준비되어 있다”면서 군사적 옵션을 배제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CNN 등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방송된 폭스비즈니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북핵 위기가 고조되는 것과 관련해 “우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준비되어 있다"면서 “우리가 필요시 얼마나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는지 알면 충격을 받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일은 없는 게 좋지 않을까? 답은 ‘그렇다’일 것이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까? 그건 아무도 모른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시진핑 주석과의 관계에 관한 질문을 받았을 때 “무척 좋은 관계, 말하자면 극히 예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중국은 북한 문제에 있어 정말로 우리를 돕고 있다"면서 최근 중국의 대북제재 협조를 높게 평가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북한과 관련해 무척 중요한 일을 할 힘을 갖고 있다”고 말해 북핵 해법에서 중국의 역할을 다시 한 번 부각시켰다. 또한 "중국의 당대회가 끝날 때까지는 일을 아주 조심스럽게 처리하고 싶다”고 말해 당대회 이후에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본격적으로 시 주석의 힘을 빌리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로이터통신 역시 20일 복수의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하여 내달 베이징에서 시 주석을 만나 북한을 더욱 거세게 압박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당대회를 고려해 시 주석을 치켜세우고 중국을 향한 징벌적 무역 조치를 자제하는 것이 당대회 이후 북핵 문제에서 시 주석으로부터 적극적인 협조를 얻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트럼프는 당대회 후 시진핑 집권 2기가 시작되면서 시 주석의 권력이 한층 강화되는 만큼 대북 문제 해결에서 시 주석의 영향력도 한층 강력해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리는 로이터에 “이제는 시 주석이 더 이상 변명할 여지가 없다는 게 대통령의 시각”이라면서 “대통령은 가볍게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미국이 향후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위해 대중 압박 수위를 높일 것임을 시사했다.
북핵 문제해결의 중대 고비가 될 트럼프의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미국 행정부는 최근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8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세미나에서 "미국은 중국과 건설적 관계를 추구하지만, 중국이 이웃 나라의 주권을 침해하고 미국과 동맹국에 불이익을 준다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